“한반도 전체를 경제특구화 한다는 마음으로 구조조정 필요”
“한반도 전체를 경제특구화한다는 마음으로 산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규제를 혁파해야 합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윤경제연구소장)은 20일 ‘2016 한국포럼’에서 ‘한국경제의 딜레마와 주요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구조 개편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더 이상 수출주도형 제조업으로는 저성장 지속, 일자리 감소, 소득격차 확대 등의 위기를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이 제시하고 있는 방안은 내수ㆍ서비스업 중심의 고용유발 산업으로의 구조개편. 특히 대표적인 구조 개편 방향으로 의료, 교육, 관광 등 3가지 핵심 산업의 육성을 꼽았다.
그는 “현재 60, 70대가 젊었을 때는 화학, 기계, 조선, 원자력 등 공과대에 인재들이 몰렸고, 이들이 산업화의 첨병 역할을 했다”며 “최근 20년 동안은 우수인력이 의대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수인력이 집중된 의료 분야를 산업화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특히 고급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실적에서 우리나라는 연간 30만명에 불과해 태국의 180만명보다 6분의 1 수준이라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중국이나 중동에서 한국 의료진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며 “많은 산업 분야 중에서 영원히 망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가 될 분야가 헬스케어 등 의료산업인데 우리는 성장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산업 육성에 대해서 윤 전 장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교육시장인 만큼 교육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부모만큼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곳이 없고 그만큼 교육열이 높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유수의 명문 보딩스쿨(기숙사 학교)을 유치하면 기러기 가족 문제도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의 우리 교육이 양과 질에서 모두 실패했다며 대학입시 자율화 등 교육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광산업은 윤 전 장관이 이날 기조강연에서 “최대의 고부가산업”이라며 가장 강조한 분야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67%가 산악지역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개발해 관광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위스가 융프라우 바위 틈으로 궤도열차가 달리고 높은 고지에 여러 시설을 설치해 관광산업을 키웠듯 우리도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며 “스위스 산악 면적 1만3,000㎢에 비해 강원도 산악 면적은 그보다 1,000㎢가 넓은 1만4,000㎢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 훼손 등의 부작용 우려에 대해 “얼마든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며 “무조건 반대부터 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행시 10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옛 재무부 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세제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금융감독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윤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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