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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집권 전략 보여 주길 원해... 당권보다는 내년 대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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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집권 전략 보여 주길 원해... 당권보다는 내년 대선 도전”

입력
2016.04.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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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도 혀 내두른 바닥선거

공식유세 시작 직전 산 신발

뒤축 다 닳을 만큼 돌아 다녀

호남서 국민의당에 진 이유

“대선 전략만 보여주려 해서”

호남 민심 되돌리는 대책 필요

더민주에 호남 의원 3명뿐

모든 의원이 호남 투어해야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엔

“경쟁자 있다면 당규 따라야”

정세균 의원이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16한국포럼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hankookilbo.com
정세균 의원이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16한국포럼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hankookilbo.com

정세균(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대선에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당권, 대권 도전 의사를 묻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당 대표는 세 번씩이나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는 내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대권 도전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여야를 떠나 2017년 19대 대권 출마의 뜻을 밝힌 정치인은 정 의원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4ㆍ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부상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큰 표차로 제치고 6선(전북에서 4선, 종로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오 전 시장은 선거 후 한 모임에서 “정세균 의원이 바닥을 얼마나 다져 놓았던지”라는 말과 함께 혀를 내둘렀다. 정 의원은 “그 소식은 나도 들었다”며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로퍼)을 벗어 들어 보였다. 공식 유세 시작 직전에 샀다는 그 신발은 뒤축이 거의 다 닳아 있었다. “이 신발하고 운동화를 번갈아 신으며 내가 다닐 수 있는 곳은 다 갔어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동안 의정보고회만 100회를 했으니 열심히 다니긴 다녔지요.“

오 전 시장은 정 의원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하면서 여권 대선 후보군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정 의원은 야권 대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정 의원은 조심스럽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견제구도 던졌다. 전북에서만 4선을 했던 경력을 강조하며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호남 민심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했다.

그는 이번 총선 때 더민주가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크게 진 이유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은 누가 대선 후보가 되느냐 보다는 어떻게 야당이 정권 교체를 할 것인지 집권 전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그러나 우리는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데 집중하며 대권 전략만 보여주려 했고 이를 심판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해선 “선거 때는 표에 도움이 되면 무조건 선(善)”이라며 “당에서 정확히 분석을 해 (문 전 대표에게) 어디로 언제 가달라고 요청을 하면 될 일을 자꾸 갈등으로만 비쳐지게 한 점에서 조율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전북 지역 낙선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북을 다녀왔다는 그는 “2010년 내가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당내에서 대표도 대선 후보도 호남 출신이 없다”며 “지금까지 우리 당이 이만큼 온 데 있어 호남은 척추 역할을 했는데도 상황이 이러니 호남 지지자들은 서운하다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호남특위’를 만들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에게 호남 의원은 3명 뿐”이라며 “나머지 모든 의원들이 조를 짜서 호남 곳곳으로 직접 가 민심을 듣는 ‘경청투어’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함께 하는 장면이 자주 공개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에는 김 대표와 광화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를 함께 찾았다. 김 대표는 전날 세월호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잠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 의원은 “내가 (대표께) 차 한 잔 하시자 말씀 드렸고 만나 뵌 다음 (나는)분향소에 분향을 가려 한다고도 말씀 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대표로서는 정 의원의 ‘간접 제안’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분향을 했고, 더 큰 논란은 일지 않았다. 앞서 김 대표는 공식 선거 운동의 첫 유세와 마지막 유세를 정 의원과 함께 했고, 그 자리에서 “정세균 후보는 큰 대망도 꿈꿀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정세균 대망론’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김 대표 입당 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사이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과 관련해 “경륜과 능력을 갖춘 분이고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가능하지만 경쟁자가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당헌ㆍ당규에 맞게 해야 한다”고 원칙론을 밝혔다. 김 대표와 이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어요”라고 부인했다. 또 이해찬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부정부패 때문도 아니고 공천 문제 때문에 당을 떠난 것인데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홍의락 의원도 마찬가지로 복당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민주 공천 과정에서 이미경 전병헌 오영식 강기정 의원 등 ‘정세균(SK)계’ 중진들이 대거 공천배제(컷오프) 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정 의원은 잠시 숨을 고르며 뜸을 들이더니 “공천이 잘 됐으면 더 많은 당선자를 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박진만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 4)

정세균 의원이 유세 기간 동안 신은 신발/2016-04-20(한국일보)
정세균 의원이 유세 기간 동안 신은 신발/2016-04-20(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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