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멀티플렉스업체인 롯데시네마가 1위 업체 CJ CGV에 이어 차등요금제 도입을 선언해 영화팬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27일부터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한다”며 “서울 주요 롯데시네마 기준으로 기존 2개의 시간대인 조조(10시30분 이전)와 일반(10시 30분 이후)을 조조(10시 이전), 일반(10시~13시), 프라임(13시~23시), 심야(23시 이후) 등 4개의 시간대로 개편한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주중 ‘일반’과 ‘심야’ 시간대는 기존 대비 2,000원 인하된 7,000원으로, 주말 및 공휴일 ‘조조’와 ‘프라임’ 시간대는 기존 대비 1,000원 인상된 7,000원과 1만1,000원으로, ‘심야’ 시간대는 1,000원 인하된 9,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된다. 롯데시네마는 “그 외 시간대의 경우 기존의 가격과 동일하다”며 “주중 시간대 및 주말 심야 시간대에 대한 요금 인하를 통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관객을 분산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 신규 요금 체계
※ 관람요금은 영화관마다 일부 상이할 수 있음.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최근 ‘좌석별 가격차등제’를 실시해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CGV의 행보를 롯데시네마가 따라갔다는 반응이 나온다. CGV는 지난달 3일부터 영화관 좌석을 이코노미존과 스탠다드존, 프라임존 세 구역으로 나누고 이코노미존 관람료는 1,000원 저렴하게, 스탠다드존은 기존 가격 유지, 프라임존은 1,000원을 인상했다. CGV는 시간대별 요금도 세분화해 관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의 가격은 올리고, 관객이 적은 시간대의 가격은 내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5개 CGV영화관을 대상으로 영화 ‘귀향’과 ‘주토피아’의 온라인 예매 현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가격 인상된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인하된 이코노미존보다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 단체는 “좌석별 관람료 세분화가 사실상 관람료 인상 효과로 나타나면서 CGV가 막대한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전체 극장 관객수는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오르는 기현상도 이어졌다. 지난 12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3월 전체 극장 관객수는 1,126만명이고 극장 매출액은 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관객수는 6만명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1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CGV가 실시한 차등요금제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가격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나 서비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관객들은 반발하고 있다. 영화팬들은 “더 많은 가격을 내고 티켓을 산다고 해서 좌석 간의 거리가 넓어지는 등 서비스의 개선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주중 요금 인하가 주말로 편중되던 관객의 평일 관람으로 이어져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관람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상영관 리뉴얼, 신규 장비 도입, 영화관 청결관리확대 등 영화관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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