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앞둔 회고록서 ‘5ㆍ18 계엄군 총격’ 책임 부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내 출간할 회고록에서 5ㆍ18 민주화운동으로 불리는 광주민중항쟁 진압 과정에서 자신의 발포 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계엄군 총격 등으로 민간인 165명이 사망했지만 이후 검찰 수사에서 최초 발포 명령자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아는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 등을 통해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 측은 21일 통화에서 “아직 원고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회고록에 그런(12ㆍ12 사태나 5ㆍ18 민주화운동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이 (계엄군 발포 명령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20년 전 재판 기록에 다 나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 전 대통령은 10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등 회고록 집필 작업을 해 왔다”면서 “분량은 1,500쪽이 넘는데 탈고 전이라 상반기는 어려우나 연내 출간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최초 발포가 있던 1980년 5월 19일부터 집단 발포가 최고조에 달한 5월 21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이 전개된 5월 27일까지 총 165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600여명이 다쳤다. 이후 1995년 ‘5ㆍ18특별법’이 제정돼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지고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 조사까지 이뤄졌지만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 전 대통령이 21일을 전후해 자위권 발동을 주장했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최초 발포 명령자가 누군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법원 판결도 주영복 당시 국방부 장관 등이 자위권 발동을 결정했고 계엄군은 이를 발포 명령으로 받아들였다는 정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 전 대통령이 발포 책임을 부인하는 내용의 회고록이 출간될 경우 165명의 희생자를 발생케 한 발포 명령을 누가, 언제 내렸는지를 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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