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 새 앨범 ‘페이지 투’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모습을 드러낸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17)는 긴장한 눈치였다.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국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지난 1월 양안(중국과 대만)사이 정치적 구설에 휩싸여 홍역을 치른 뒤 취재진과 만나는 공식적인 첫 자리였기 때문이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JYP) 측은 쇼케이스 직전 “멤버들이 아직 어리니 정치, 외교 등 국제 이슈 관련 질문은 가급적 자제해 주시길 정중하게 부탁 드린다”면서 쯔위 관련 정치적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려 했다. “큰 일을 겪은 뒤 가수 컴백이 남다를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쯔위는 “더 성장해서 멋진 무대로 보답하고 싶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국에서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은 소녀처럼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최근 한림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 쯔위는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니까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쯔위의 국내 고교 진학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말이 아직 서툰 쯔위를 대신해 JYP관계자가 이날 “쯔위 본인의 의사”라며 “JYP도 소속 가수의 학교 생활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쯔위가 속한 트와이는 이날 ‘페이지 투’ 타이틀곡 ‘치어 업’으로 멜론·올레·엠넷 뮤직 등 8대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지난해 10월 ‘우아하게’란 노래로 데뷔한 뒤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신인그룹치곤 빠른 1위 석권이다. 채영은 “멤버들끼리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또 울었다”며 “밤인데도 큰 소리를 내 울었다”고 말했다. 25일 자정에 공개된 신곡 순위를 아홉 멤버들이 지켜보며 1위를 함께 즐겼다는 얘기다. 또 다른 멤버 채연도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며 “우리가 1위를 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믿겨지지 않았다”며 1위에 대한 벅찬 소감을 전했다. JYP에서 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는 지효도 “큰 사랑이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 힘들 때마다 연습생 생활 생각하며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들려줬다.
트와이스가 이날 첫 선을 보인 ‘치어 업’은 곡 제목처럼 경쾌함이 돋보이는 댄스곡이다. 트와이스는 치어리더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손으로 꽃받침 안무 등을 선보이며 발랄하게 무대를 꾸려 곡의 흥을 살렸다. 1집과의 차이에 대해 나연은 “그룹 이름처럼 더 건강해지고, 발랄해졌다”며 “비타민 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치어리더 콘셉트의 의상은 앞서 걸그룹 소녀시대를 비롯해 A.O.A가 ‘심쿵해’ 무대에서 선보인 바 있다. 지효는 “소녀시대와 A.O.A. 선배님들도 하셨지만 우린 우리만의 건강함으로 차별화하려 했다”며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각자 콘셉트를 정해 보여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와이스는 ‘치어 업’에서 멤버 별로 영화 속 캐릭터를 잡아 각자의 매력을 어필했다.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가야금을 연주하는 장면을 연기한 다현은 “멤버 중 유일하게 쌍꺼풀이 없어 한복을 입은 것 같다”면서 “제가 팀에서 흥을 담당하고 있어 중간에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흥을 살리려 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트와이스의 새 앨범에는 가수 박지윤의 ‘소중한 사랑’(1998) 리메이크 버전도 실렸다. 나연은 “박지윤 선배님의 곡이 훌륭해 어떻게 리메이크해야 하나란 생각에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박진영 PD님이 잘 봐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고, 채영이가 랩을 써 우리만의 색깔을 더 보여줄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케이블채널 Mnet ‘식스틴’을 통해 뽑힌 9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다국적 걸그룹이다. ‘식스틴’은 최근 종방한 Mnet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1위를 한 전소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이라, 그와 트와이스 멤버들과의 사이는 각별하다. 전소미와 비슷한 시기 가수 활동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채영은 “(전)소미가 멤버들과 워낙 친하다. ‘프로듀스 101’에서 1위를 해서 데뷔를 한다고 할 때 다 같이 기뻐하고 축하해줬다”며 “앞으로 방송국에서 자주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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