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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깔았다 지우며 쿠폰만 쏙쏙.. 할인혜택 주면 페친도 맺어요

입력
2016.04.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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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즐겨 쓰는 편의점 앱

1+1 상품, 하나만 바로 먹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찾아

온라인쇼핑몰 가입, 탈퇴 반복

특별가격에 구매 기회 얻어

할인, 적립카드는 지갑 필수품

주머니에 돈은 없어도 쓸 곳은 넘쳐나는 게 세상살이다. 월급(혹은 용돈)은 아주 잠시 통장에 머물렀다 금세 사라지고, 다시 돈 쓸 일만 늘어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교통비, 휴대전화요금, 식대 등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곳에만 쓰는 것 같은데도 지갑은 늘 비어있다.

‘무조건 아끼자니 필요한 것은 수두룩하고, 마음껏 사자니 돈이 없는’ 이 상황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극복하려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맘껏 소비하면서도 비용은 늘리지 않는 그들의 마법 같은 이야기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세대불문,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직장인 최모(26)씨는 체크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다닌다. 카드마다 할인되는 매장이 달라 ‘오늘 어느 곳을 갈 것 같다’하면 그곳에 맞는 체크카드에 돈을 이체해서 사용한다. 예컨대 영화를 보는 날이면 할인혜택이 가장 큰 A은행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식이다. 평소 커피를 사 마시거나 교통카드로 이용할 경우 다른 체크카드보다 포인트를 더 주는 B은행 카드를 사용한다.

최씨의 휴대전화에는 한 대형 편의점 업체의 ‘나만의 냉장고’ 어플리케이션(앱)이 깔려 있다. 적립과 할인이 한꺼번에 가능한데다가 1+1(하나 사면 하나는 덤) 혹은 2+1(두개 사면 하나는 덤) 상품을 구매하고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료수 2개를 사서 하나를 덤으로 받고 하나만 들고 나와 마시고, 나머지 2개는 보관해 놓다가 유효기간 내에 같은 매장 어디서나 꺼내 마실 수 있어 틈만 나면 이용한다. 싼 가격에 한꺼번에 사놓고 번거롭게 들고 다닐 이유가 없어서 대만족이다.

그는 또 급한 물건이 아니면 전자화폐나 온라인마켓에서 제공한 쿠폰 중 중복 사용이 가능하거나 할인율 높은 곳에서 구매한다. 상품번호만 알고 쿠폰만 잘 쓰면 원래 사려던 가격의 절반에도 살 수 있다. 쿠폰을 주는 온라인마켓은 가입과 탈퇴를 자주 반복한다. 새로 가입하면 신규회원 쿠폰을 주는데, 이 온라인마켓은 탈퇴한 뒤 60일 지나면 재가입이 가능하고 새 할인쿠폰을 준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도 3개월 특가로 구매할 경우 정가보다 훨씬 싼데, 3개월 이후에는 다시 정가로 구매되는 자동결제 시스템이 따라 붙어 날짜를 기억해뒀다가 특가 할인이 끝나는 날 즈음 해지한다.

적립금 끝까지 챙겨

2030세대에게 쿠폰, 할인카드, 적립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왠지 밑지는 장사로 여긴다. 직장인 김모(26)씨는 “한국에서는 통신사 할인만한 게 없다”고 말할 정도의 통신사 할인 예찬론자다. 카페, 편의점, 제과점 등에서 가는 곳마다 통신사 할인을 애용한다. 그는 “대부분 5~10% 정도 할인되는데 그 자체로 큰 금액은 아닐지 몰라도 모이면 상당하다“며 “모 통신사 최우수고객(VIP)이 되니 한 제과점에서는 40%까지 할인해준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카페에서 사용할 경우 최대 50%까지 할인되는 신용카드도 꼭 챙긴다.

면세점을 주로 이용하는 유모(28)씨는 적립금을 주로 사용한다. 출국정보를 입력할 경우 면세점 자체에서 주는 적립금에 면세점과 제휴돼 있는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주는 적립금을 모아 사용하는데, 최대 3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한다. 유씨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갈 경우에는 미리 쿠폰을 찾아두고 할인이 되는 멤버십카드는 물론이고 할인되는 신용카드도 함께 사용한다. 커피 업체 쿠폰도 인터넷에서 구매가 가능한데, 이를 싸게 구매한 사람에게 재구매해서 커피 전문점을 찾는다.

신세대 대학생들은 앱이나 특정 브랜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할인정보를 꼼꼼히 받아서 소비한다. 대학생 정모(24)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카카오톡에 자주 찾는 브랜드와 카톡 친구가 되거나 페이스북 팔로어가 돼 할인정보를 받아본다. 정씨는 또 화장품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G앱, 의류 브랜드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S앱, 외식업체 할인 정보를 보내주는 B앱 등을 내려받아 놓았다. 이 앱들에 자주 가는 곳을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할인 시즌을 알려줘 유용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앱이나 SNS로 할인정보를 꼼꼼히 받아서 소비하면 뭔가 지혜롭게 산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얌체 같지만 실속만 꼭꼭 챙기는 ‘체리피커’형도 있다. 취업준비생 위모(26)씨는 인터넷 쇼핑몰 앱을 걸핏하면 다운로드 했다가 지우기를 반복한다. 다운로드 시 10~25%까지 할인해 주는 쿠폰을 주는데, 쿠폰만 받고 앱은 지운다. 대학생 안모(23)씨도 패밀리 레스토랑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면 생일 쿠폰이나 지정한 기념일에 사용하는 할인 쿠폰을 받아놓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날만 가서 먹는다.

실속을 찾을 수 있는 카드상품에 대거 몰리는 연령도 2030세대가 압도적이다. 온라인 카드가입 등 신세대에 적합한 발급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들 세대의 접근성이 타 연령층보다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30세대의 실속 지향형 소비 행태가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모 카드사가 통신요금ㆍ편의점ㆍ병원ㆍ온라인쇼핑 등 10% 할인과 주유 리터당 60원 할인 등의 혜택을 내걸며 지난해 말 출시한 상품은 최근까지 1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기록했는데, 가입자 70%가 20~30대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경영 여건 악화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였다”며 “알짜라고 불리는 카드에는 주로 2030세대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한소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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