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내대표에 설치 요청”
당내 소통 차원에서 대화방 개설
국민의당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바이버(Viber)로 잇따라 ‘사이버 망명’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그 동안 3가지 메신저 프로그램이 사용됐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를 포함한 창당파들은 이스라엘 메신저 바이버를 꾸준히 이용해 왔고, 천정배 공동대표가 이끌던 국민회의에선 러시아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은 주로 국산 프로그램인 카카오톡을 사용해 의견을 교환해 왔다.
하지만 27일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단합과 소통을 위해 바이버에 당선자 대화방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메신저 프로그램 선택에서도 안 공동대표 측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부터 보안을 이유로 바이버를 사용해 주변 인사들과 대화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8일 “박지원 원내대표가 바이버를 사용하지 않아 오늘 설치하도록 요청 드렸다”면서 “일부 의원들과 당선자, 더민주 탈당파 보좌진 사이에서 바이버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안 공동대표가 한때 취재진과 소통 차원에서 카카오톡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바이버 이용자가 카카오톡에 비해 적어 메시지 확인이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 공동대표는 문자 메시지가 하루에만 수백 통씩 쏟아지고 있어, 당직자들은 급한 메시지를 보낼 경우 안 공동대표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후문이다.
20대 총선 당선자들에게도 카카오톡을 이용한 지역구 민원이 쇄도할 수 있어, 최소한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에는 바이버 사용을 권유했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 측은 “당분간 안 공동대표를 포함해 당선자들과 당 현안 소통은 바이버로, 원내 사안은 카카오톡을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