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만들어진 허술한 규정을 이용, 중국에서 역수입한 낡은 동전으로 1,000억원대 이득을 남긴 폐동전 수입업자와 이를 뒤늦게 깨달은 미국 조폐국이 소송전에 돌입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조폐국은 최근 보상 요청이 제기된 66만4,000달러(7억6,000만원) 가량의 훼손 동전을 압수했다. 구부러지거나 불에 녹았거나 마모됐어도 동전이라는 게 확인되면 소유주에게 액면가치를 보상해온 기존 정책에 예외를 둔 것이다.
조폐국은 문제의 동전이 중국에서 역수입된 과정에 주목했다. 중국은 폐차를 분쇄한 금속 쓰레기를 미국에서 수입하는데, 카시트 밑이나 속에 있던 동전이 걸러지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눈치 빠른 미국 수입업자들이 이를 액면 20% 미만에 사들인 뒤, 조폐국에서 액면가대로 보상받는 방식으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는 게 조폐국의 판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방법으로 폐동전 수입업자들이 2009년 이후 1억달러 넘는 이득을 챙겼다고 전했다.
미 연방검찰은 역수입된 훼손 동전에 위조동전이 섞여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반면 수입업자들은 위조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압수조치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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