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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규제 완화, IoT 이란 수출길 열었다

입력
2016.05.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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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왼쪽) SK텔레콤 사장이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팔라하티안 이란 에너지부 차관과 사물인터넷 기반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장동현(왼쪽) SK텔레콤 사장이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팔라하티안 이란 에너지부 차관과 사물인터넷 기반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미래부 900㎒ 대역 출력 기준 상향

SKT의 전국망 구축 계획 이어져

이란 에너지부서 관심 MOU 체결

사물인터넷망 테헤란에 구축 기회

현지 스마트 가스 검침 사업 물꼬

규제 완화에 힘 입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사물인터넷(IoT) 전용 전국망’이 이란으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풀 경우 얼마나 많은 사업 기회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보여주는 사례여서 주목된다.

SK텔레콤 글로벌사업본부는 지난달 초 이란에서 뜻 밖의 연락을 받았다. SK텔레콤이 기기와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실시간 정보를 주고 받는 IoT 전용 전국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자 이란 에너지부가 관심을 나타낸 것. 이란은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남녀 구분이 엄격하다. 사원이나 식당에서도 남녀 출입구가 분리되고 외간 남자와 만나려면 가족 중 남자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이란 에너지부는 SK텔레콤의 IoT 전국망을 활용하면 외부인의 집안 출입이 필요 없는 가스 검침 등이 가능한 지 의뢰했다. 글로벌사업본부 담당자는 곧 바로 이란행 비행기를 탔다.

협의에 착수한 지 한 달도 안 된 2일(현지시간) SK텔레콤은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에너지부, 현지 국영 가스공사 NIGC와 ‘스마트 가스 검침 시범 사업’을 골자로 한 IoT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이어 가스 에너지, 광산, 조선, 건설 등 30여 개 자회사를 보유한 이란 민영기업 ARSH 홀딩스와도 별도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텔레콤과 NIGC는 테헤란 지역에 IoT 망을 구축하고, 구축이 완료된 망의 운영은 ARSH 홀딩스가 맡게 됐다. SK텔레콤은 특히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IoT 기반의 스마트 가스 계량기도 테헤란 내 5,000세대에 공급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이란 전역에 IoT 망을 확대 구축하고 스마트 검침 서비스를 가스뿐 아니라 전력, 상수도 등으로 확장하는 등 IoT 사업 전반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의 이란 수출 길을 튼 IoT 전용 전국망은 사실 정부의 작은 규제가 풀리며 개발될 수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3월 세계적으로 IoT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900㎒ 대역의 출력 기준을 기존 10밀리와트(㎽)에서 최대 200㎽로 상향하는 내용의 기술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주파수 출력이 높아질수록 낮은 전력으로도 멀리까지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IoT 서비스에 100개의 기지국이 필요했던 지역의 경우 27개의 기지국 만으로도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를 기반으로 IoT 전용 전국망 구축 계획을 세워 발표했다. 세계 최초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규제가 풀리면서 개발된 기술로 이란 수출 길까지 열게 된 것은 의미가 적잖다”며 “이번 협력이 인구 3억 명의 이슬람 중동 시장 진출에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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