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층 경제협력 강한 의지
수출 회복ㆍ경제 도약 모멘텀으로
北核 반대 입장 확인도 큰 성과”
이달 중 3당 지도부와 회동준비
北 5차 핵실험 여부에도 촉각
이란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란에서 거둔 성과에 만족한다는 뜻”이라고 한 참모는 전했다. 이란 세일즈 외교를 계기로 4ㆍ13 총선 참패 충격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다는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이란 성과에 고무된 박 대통령이 ‘소통 강화’와 ‘북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국정 운영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3일 밤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제와 북핵, 문화 분야 성과들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42조원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인 것과 경제협력 양해각서(MOU) 66건을 체결한 것 등을 짚으면서 “제2의 중동 붐(호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얘기를 나눠 보니, 우리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희망이 강했다”며 “제2의 중동 붐이 수출 회복과 경제 재도약의 모멘텀이 되도록 많이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대 경제 개발의 ‘시드 머니’를 구하기 위해 1차 중동 붐을 일으켰다면, 딸인 박 대통령이 40여년 만에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2차 중동 붐 조성을 선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로하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반도 핵 개발 반대” 입장을 밝혀 북한 핵 포기 압박에 힘을 보탠 것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고 의미가 큰 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오찬 때 단 둘이 테이블에 앉아 한반도 정세 얘기를 집중적으로 많이 했다”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도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만났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야당의 협조 하에서 국정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이달 중으로 여야 3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 야당 지도부는 구성돼 있는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 5월 말까지 원외 신분인 정진석 원내대표의 당 대표 대행 자격과 대표성 여부 등이 논란이어서 변수로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3일 선출된 정 원내대표ㆍ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4일 당선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을 보내 일단 소통 제스처를 취했다. 아울러 북한의 5차 핵실험 여부가 국정의 또 다른 고비가 될 수 있어 청와대는 북한 내부 분위기와 북중 사이의 미묘한 움직임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헤란ㆍ서울=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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