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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이 숨통 조일 것” “트럼프, 안전장치 풀린 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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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이 숨통 조일 것” “트럼프, 안전장치 풀린 대포”

입력
2016.05.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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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왼쪽)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4일 본격적으로 난타전을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왼쪽)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4일 본격적으로 난타전을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민주ㆍ공화당 대선 후보가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주 예비경선 직후 사실상 확정되면서 서로를 겨냥한 난타전이 본격적으로 불을 뿜기 시작했다. 4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대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을 들쑤셨고, 클린턴 전 장관은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트럼프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1월 본선 무대에서 맞붙을 두 대표주자가 더는 당내 경쟁자에 대한 견제를 신경 쓸 필요 없이 모든 화력을 상대 당의 ‘사실상’ 후보에게 쏟아붓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한 트럼프는 국무장관 시절 클린턴이 개인 이메일로 공적 업무를 행한 사실과 2012년 리비아 공관 피습 사건인 ‘벵가지 사건’ 등 그의 아킬레스건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판단력의 문제를 보여줬던 힐러리가 대선에 출마하도록 놔둬서는 안 될 일”이라며 후보 자질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어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스캔들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는 인물”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대선 레이스 내내 트럼프가 이메일 스캔들을 쥐고 클린턴 전 장관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 셈이다.

클린턴 전 장관도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해 역습에 나섰다. CNN과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트럼프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을 뜻하는 ‘안전장치가 풀린 대포(a loose cannon)’라는 말로 지칭하며 그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안전장치가 풀린다면 포탄은 어디로 떨어질지 알 수 없다”라며 “이러한 인물이 국가를 운영하도록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트럼프에 대해 “여성을 경멸하고 장애를 가진 이웃을 비하하며 무슬림을 몰아내자고 한 인물이다”고 비난했다.

이렇듯 양측이 이빨을 드러낸 채 네거티브전에 뛰어드는 상황이 자칫 트럼프를 유리한 국면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분석가인 다니엘 엘런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는 시종일관 여성을 공격하고 클린턴은 이에 맞서느라 ‘여성만을 위하는’ 후보로 각인되도록 묶어두는 일종의 ‘덫’이 놓이고 있다”며 공방전이 클린턴을 불리하게 이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한편 이날 NBC에 따르면 미 워싱턴연방법원 에밋 설리번 판사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법정에서 선서 후 증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클린턴에 대한 법정 소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대선 국면에서 이메일 스캔들이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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