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통해 새 지도부 윤곽
물갈이 예상 88세 김영남 건재
대대적 세대교체는 미룬 듯
9일 폐막한 제7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부 윤곽이 드러났다. 북한 권력의 핵심 중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김정은 시대’를 주도할 핵심 측근 4인방으로 볼 수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를 수위로 하는 당 중앙위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조직되었다”고 선언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기존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외에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당비서까지 5명으로 꾸려졌다.
물갈이가 예상됐던 88세의 고령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여전히 건재하고, 70대 후반의 박봉주 내각총리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추가로 입성하면서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빨치산 2세대를 대표하는 최룡해 당 비서를 다시 상무위원으로 복귀시킨 것도 혁명 세대들을 배려한 조치로 보인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경공업 부장 출신으로 국가계획위원장까지 지낸 경제 실세여서, 향후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김 제1비서의 의지를 담은 인사로 분석된다.
아울러 고령의 김 상임위원장 밑에 최룡해 당비서가 당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군을, 박봉주 내각 총리는 정부 내각을 맡는 형태로 당(黨)ㆍ군(軍)ㆍ정(政) 지배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날 정치국 위원 19명의 명단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관심을 모은 김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정치국 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 비서가 이처럼 세대 교체를 미룬 것은 변화 보다는 체제 안정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제1비서가 이번 당 대회에서 자신 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표방하기 보다 김일성 김정일의 권위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인사에서도 물갈이 보다는 기존의 인사를 동원해 지배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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