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없었지만, 눈에 띄는 몇몇 인사들이 당직에서 배제돼 좌천 또는 퇴진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인사가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 그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 빠졌다. 미사일부대를 지휘 통제하는 그가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의 연이은 시험 발사 실패에 대한 문책을 당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주력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책임진 김 사령관은 김정은 시대 들어 초고속 승진해 지난해 말 대장까지 진급했다.
하지만 당 대회를 앞둔 지난달 14일과 28일 세 차례나 실시된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모두 실패하면서 문책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최영호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윤정린 호위사령관, 최경성 폭풍군단장 등도 당 중앙군사위 위원에서 빠져 일선 사령관들이 일괄 빠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아울러 건강 악화설이 나돌았던 강석주(77) 국제담당 비서가 정치국 위원 및 당 비서직 등 모든 당직에서 물러났다. 강석주는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끈 주역으로 북핵 및 대미외교의 산 역사이자, 북한 외교의 ‘제갈공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강석주는 김정은 집권초기에도 외교 정책을 지휘했으나 지난해부터 병세가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원로인 리용무(91) 오극렬(86)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정치국 위원에서 제외됐다. 두 사람은 김정일 시대 군부에서 승승장구한 인사이나 최근에는 고령으로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아 좌천보다는 퇴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우리 정보당국이 지난 2월‘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됐다고 밝혔던 리영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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