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53) 감독이 아내, 딸과 함께 칸 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박 감독은 12일 자정(현지시간) 무렵 아내와 딸 서우씨와 프랑스 칸에 도착했다. 박 감독은 영화 ‘아가씨’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화 ‘아가씨’는 박 감독의 가족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서우씨는 ‘아가씨’의 미술팀 스태프로 일하면서 아버지의 영화에 힘을 보탰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아가씨’는 화려한 영상으로 시대상을 그린다.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아가씨(김민희)가 사는 저택만 해도 일본식 가옥 구조에 서양식 서재를 갖춘 화려한 공간 구성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박 감독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가씨’ 제작보고회에서 “봉건 질서 속 자본주의가 등장하는 시기에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하는 등 이질적인 공간을 묘사하고 싶었다”며 공간적 이미지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처음 시도하는 시대극이기에 서우씨의 안목과 조언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서우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공부했다.
박 감독의 아내 역시 ‘아가씨’가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 감독이 ‘박쥐’ 이후 차기작을 고민했을 때 ‘아가씨’를 추천한 이가 바로 아내다. 박 감독과 아내는 영화제작사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가 추천한 영국소설 ‘핑거스미스’를 함께 읽었다. 이후 박 감독의 아내는 박 감독이 작품으로 고민할 때 “‘핑거스미스’를 하지 그러느냐”고 먼저 제안했다고.
‘아가씨’의 한 관계자는 “박 감독은 가족들과 함께 칸영화제가 시상식과 폐막식이 열리는 22일까지 칸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가씨’는 14일 오전 칸에서 세계 첫 공개된다.
칸=강은영기자 kiss@hankook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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