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자사 주식을 팔기 직전 회사 재무 사정을 잘 아는 외부 컨설턴트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최 회장이 주식 매각을 시작한 지난달 6일 한진해운 사외 컨설턴트와 통화한 휴대폰 기록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컨설턴트는 회사 회계 자료 등 주요 경영 정보를 잘 아는 관계자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달 6~20일 총 14차례에 걸쳐 자신과 두 딸이 보유 중이던 주식 76만여주를 전부 팔아 치웠다. 매각 시점은 공교롭게도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지난달 22일)하기 직전이다.
검찰은 또 지난 11일 최 회장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회사 주식관리 부서 관계자들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얻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한진해운 대주주의 주식 변동 사항 등을 점검하고 주식 매도ㆍ매수 시점을 자문하는 핵심 인사들도 포함됐다.
현재 최 회장 일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억원 안팎의 주가하락 손실을 면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 휴대폰에 구체적 내용이 아닌 외부 컨설턴트와 통화한 기록만 남아 있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주식 매각에 관여한 한진해운 관계자들과 최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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