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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치’ 물꼬는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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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치’ 물꼬는 텄다

입력
2016.05.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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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 회동하기에 앞서 박지원(왼쪽부터)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 회동하기에 앞서 박지원(왼쪽부터)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朴 대통령ㆍ3당 88분간 靑 회동

분기별 만남 정례화하고 민생 협의체 구성 의견 모아

세월호법ㆍ노동개혁 등 쟁점현안엔 입장 차 확인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ㆍ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여야 3당 대표와의 회동 정례화를 약속하고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정부가 야당과 안보 관련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하는 등 국회와의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 박 대통령은 야당들이 요구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국회 청문회 실시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ㆍ18 기념곡 지정 문제도 즉각 거부하지 않고, 논의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열어 두었다.

4ㆍ13 총선 이후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지도부가 처음 대면한 이날 회동에선 설전도 충돌도 없었다. 다만, 청와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ㆍ규제개혁ㆍ구조조정과, 야당이 요구한 세월호특별법 개정 등 현안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에서 청와대와 국회의 긴장이 계속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청와대 초청 형식으로 이뤄진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88분간 정진석 새누리당ㆍ우상호 더민주ㆍ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광림 새누리당ㆍ변재일 더민주ㆍ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과 대화했다. 이후 청와대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진 것들”이라며 6가지 사항을 발표했으며, 3당도 대화내용을 각기 공개했다. 우선 박 대통령과 3당 대표들이 분기(3개월)마다 만나고,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이 ‘민생경제 현안점검회의’를 조속히 열어 노동개혁ㆍ구조조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두 야당의 소통 강화 요청에 박 대통령이 제안한 것들로, 여야에 국정 협조를 구하는 모양새를 취해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이란 비판을 벗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분기별 회동 이외에, 필요하면 더 자주 만나겠다”고 하는 등 소통 제스처를 취했다.

국회와 소통 강화를 위해 정무장관을 신설해 달라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건의에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 사항이니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반대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누리과정 예산편성 논란과 정운호 게이트, 어버이연합 문제, 관피아ㆍ정피아 개혁 문제, 남북 관계 다양한 현안들에 대한 두 야당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일일이 답변했다”며 박 대통령의 소통 시도를 부각시켰다.

일부 민감한 현안들은 20대 국회의 불씨로 계속 남았다. 박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국회 청문회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두 야당의 입장에는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엄중 수사 중이며, 필요하면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철저히 따져 달라”고 말했다. 세월호특별법 개정에 대해서도 “국민 세금도 많이 들어가고 여론도 찬반이 있으니 국회에서 협의해서 해 달라”고 했다. 두 현안을 놓고 이번 회동에서 곧바로 파열음이 나는 것은 피했지만, 야당들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의 경우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 보라고 (담당 기관인)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한달 만에 이뤄진 이날 회동이 협치 모색을 위한 상견례 자리인 만큼, 청와대와 여야 3당은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고 정리했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협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야당의 경우 우상호 원내대표가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확인했다”고 평가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몇 가지 좋은 결과를 도출한 회동이었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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