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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 한국 포기 안해… 방위비ㆍFTA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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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 한국 포기 안해… 방위비ㆍFTA 재협상"

입력
2016.05.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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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위비 분담금 더 내야”

미군 철수 카드까지 연계 시사

영변원자로 정밀타격론 관련

“위협 받는다면 행동할 준비”

“FTA, 美에 유리하게 원점서”

車ㆍ철강 등서 양보 요구할 듯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굳어진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참모 왈리드 파레스(58)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굳어진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참모 왈리드 파레스(58)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대(對) 북한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약점을 이용해 한국의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규모를 대폭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이 거듭 확인됐다. 또 비슷한 논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이나 기준을 미국에 유리하게 바꾸는 협상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한국에 제기할 안보 청구서는

트럼프의 외교 담당 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58) 미국 BAU 국제대학 부총장은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동맹인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FTA 등과 관련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정 운영과 외교를 ‘부동산 투자 협상’ 수준으로 인식하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대미 협상력이 약한 한국을 압박해 최대한의 경제적 실리를 뽑아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권이 한국에 내놓을 청구서 내용과 그 반박 논리 마련을 위한 우리 정부 차원의 총체적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파레스 부총장은 “트럼프는 북한이나 다른 국가의 위협을 받는다면 동맹인 한국을 지키고 지지할 것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은 한국 정부가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체적 수치를 제시할 수 없지만 최대한 받아낼 것이며, 필요하다면 주한 미군 철수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한국이 방위비를 100%를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발언에 대해, “원칙을 설명한 것이며 100%라는 수치는 협상 테이블에서의 최대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탁월한 협상가로서, 일단 최대치를 보여주고 난 뒤 현실적 협상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며, 주한미군 철수는 마지막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 협상이 결렬되면 미군 철수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북한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게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한국이 미군 주둔에 관심이 없다면 자체 군사력을 증강토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한 미군 철수는) 협상을 해 봐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북핵 및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해 한층 강화된 압박 동참을 유도하는 한편, 북한이 위협적 행동을 계속하면 미국과 동맹들이 ‘결의’를 보여주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레스 부총장은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이 주변국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최소한의 압박도 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2000년 저서에서 북한 영변 원자로에 대한 ‘정밀 타격론’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우리는 위협을 받는다면 행동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림 2도널드 트럼프. 로이터 연합뉴스
그림 2도널드 트럼프. 로이터 연합뉴스

한미 FTA재협상 가능성은 엄포?

파레스 부총장은 2012년 발효된 한미FTA에 대해서도 미국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의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파레스는 “트럼프는 모든 협정에 대해 원점(ground zero)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며 “협상가로서 테이블을 모두 치워놓고 협상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매우 합리적인 협상가이므로 재협상을 얘기할 때에는 모든 것을 취소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농가들의 찬성 여론 등 한미 FTA 대해 미국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전면 무효화보다는 자동차와 철강 등 미국이 무역역조를 기록하는 분야에서 한국의 추가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내 통상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 FTA 원점 재협상이나 폐기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엄연한 국력차이를 감안하면, 2008년 쇠고기 분야 재협상을 벌인 것처럼 기존 양허 수준을 넓히는 형식의 추가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레바논 태생인 파레스는 국제테러와 중동문제 전문가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의 외교보좌역을 지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안보팀의 핵심 요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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