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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재활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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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재활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입력
2016.05.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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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재활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핫팩을 대주고 관절운동을 해 주는 것이 재활치료라 생각했다면, 요즘은 모든 로봇치료, 가상현실, 인공지능, 뇌조절기술 같은 최첨단 융합기술이 적용되는 분야가 재활치료 분야이다.

사는 것이 어렵고 평균 수명이 짧았을 때에는 일단 사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20~30년 전만해도 큰 병원에 가서 이름 있는 의사를 만나 진단이라도 제대로 받고 싶다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잘 살게 되고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 이 시대에는 수술 등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생존율이 향상되면서 여러 신체ㆍ정신적 장애를 앉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돼 재활치료 역할과 중요성이 커졌다. 재활치료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의료진보다 오히려 환자들에게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수술이 70~80세에도 흔하게 행해진다. 수술은 잘 되었지만 여전히 거동은 어렵다. 이제는 수술과 치료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과 회복과정도 중요한 가치를 둬야 하는 시기가 됐다. 따라서 치료 후 다양한 형태의 합병증을 조절하고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재활치료가 중요해졌다. 그래서 재활의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학문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발병 후 이른 시일 내 시작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만이 가장 중요한 재활치료 성공요소임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재활치료 과정은 환자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재활치료를 게임화해 몰입감을 높여주기 위한 가상현실치료 같은 최신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재활치료 최첨단에는 뇌파를 이용해 인공지능인 컴퓨터를 통해 로봇팔이나 마비된 사지를 움직이는 600만불의 사나이를 실현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 하지 마비된 환자가 시축을 한 바 있다.

아쉬운 점은 환자가 여러 제약 때문에 충분하고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가족과 함께 어렵게 병원에 와도 보험수가 문제 등으로 인해 제한된 시간만 치료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자가 원하는 어느 곳에서든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모바일 의료’는 장애인을 최우선 대상으로 시작해 볼 만하다. 이미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에서는 환자 보호자들만이 방문해 환자의 현 상태를 설명하거나 동영상을 보여주는 형태의 진료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로봇재활치료 등의 최첨단 재활치료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보험수가 등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체계의 마련도 필요하다. 치료사의 인건비가 비싼 서구에서는 이미 로봇재활치료가 비용ㆍ효과적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재활로봇을 도입해도 그 비용을 회수할 길이 멀고, 재활치료 비용이 워낙 싸서 병원에서는 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꺼리게 돼 소위 ‘재활 난민’을 양성하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국내 재활의학 수준은 세계적이고,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재활치료 패러다임 확장을 통해 환자에게 더 낳은 삶의 질 향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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