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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받고 힘 얻고... 칸이 고마운 한국 영화제들

입력
2016.05.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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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영화제가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며 성공 개최를 함께 염원했다. 한 쪽은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위기를 넘기고 정상적인 개최를 천명했고, 다른 쪽은 새로운 집행위원장을 맞아 신뢰할 만한 영화제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한 레스토랑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오찬자리에서 쟝 마르크 테루안느(왼쪽)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박찬욱(가운데) 감독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한 레스토랑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오찬자리에서 쟝 마르크 테루안느(왼쪽)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박찬욱(가운데) 감독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희망 품은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반드시 보장되기를 희망합니다.” 쟝 마르크 테루안느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바람은 한국 영화인보다 더 강했다. 매년 2월 프랑스 브졸에서 아시아 영화를 상영하는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는 올해 22년을 맞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아시아영화제다.

최근 칸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테루안느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처한 상황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장이 되어 돌아왔으니 조만간 부산영화제도 정상화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를 유럽에 소개해 온 테루안느 위원장에게 부산영화제가 겪은 최근의 수난이 안타깝기만 하다. 개성 있고 창의적인 영화들을 찾아 다니는 그로서는 한국의 작품 때문에라도 부산영화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독일의 한 영화수입업자도 “올해 부산영화제가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김 위원장이 새로운 각오로 부산영화제를 맡았으니 변화된 영화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해외 영화계 인사들의 응원에서 김 위원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 “진짜 영화제가 열리긴 하느냐?”라는 질문을 수시로 받았다는 김 위원장은 “이제는 내가 주도적으로 정관개정 등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임시총회에서 조직위원장으로 공식 위촉될 예정이다.

오는 7월 21일~ 31일까지 열리는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오는 7월 21일~ 31일까지 열리는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순항 예고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지난 16일 칸에서 만난 최용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무조건 새롭고 기발할 것”을 자신감을 넘치는 목소리로 강조했다. 그와 동행한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김영덕 프로그래머, 김세윤 프로그래머 등 5명과 숨은 영화 찾기가 한창이었다. 영화제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데다 지난 1월 새로 부임한 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괴물’ ‘26년’ 등의 영화를 만든 영화제작사 청어람 대표다. 국내에서 제작자가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되기는 이례적이라서 취임 때부터 눈길을 끌었다.

최 위원장은 “여러모로 부담이 많이 되는 자리이긴 하다”며 “그러나 부산영화제도 개최를 확정 짓고 준비하는 마당에 아우들도 성공적으로 영화제로 마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 영화제 관계자들은 칸을 찾아 여러 도움과 힘을 얻고 있다. 부천영화제는 칸영화제로부터 ‘판타스틱 퍼내틱스 믹서’ 행사의 공동개최 제안을 받고 칸을 찾았다. ‘판타스틱 퍼내틱스 믹서’는 영화제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판타스틱 영화 교류 행사다. 부천영화제는 공식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영화제의 프로그래밍과 섹션을 소개하는 등 영화제를 널리 알릴 기회도 얻었다.

부산영화제와 달리 부천영화제는 올해 행사 윤곽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상태다. 기자와 방송작가 출신 김세윤 프로그래머는 올해 개막작으로 영화 ‘스위스 아미 맨’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영국 가수 데이빗 보위를 추모하는 특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보위의 영화 5편을 선정해 상영할 계획이다.

칸=글·사진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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