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한국영화 최다 국가 수출 기록을 세웠다.
19일 ‘아가씨’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가씨’가 제69회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 루마니아에 판매되며 175개국에서 상영이 가능하게 됐다. 한국영화의 기존 최다 국가 수출 기록은 167개국으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보유하고 있었다. ‘아가씨’는 칸영화제에서만 55개국 판매 계약을 맺었다.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밑그림으로 삼은 ‘아가씨’는 박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 일찌감치 해외 영화 관계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지난 3월까지 120개국에 이미 판매가 결정됐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세계 첫 상영된 뒤 호평이 나오면서 칸 필름마켓에서의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 귀족 가문의 재산 상속자인 히데코(김민희)와 히데코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하정우), 백작의 사주로 히데코에게 접근하는 소매치기 숙희(김태리)의 속이고 속는 사연을 다루고 있다. 동성애를 소재로 농도 짙은 침실 장면을 묘사해 칸영화제 상영 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국가에 따라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인데도 최다 국가 수출 기록을 새로 쓰게 됐다. 수출 대상 국가에는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인도와 터키, 싱가포르, 바티칸도 포함돼 있다. 김성은 CJ엔터테인먼트 해외사업부장은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해외판매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칸=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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