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로 앞선 기술력을 뽐낸 구글이 일상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서비스’를 쏟아내며 성큼 다가온 ‘AI 시대’를 예고했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를 열어, AI 기술을 통해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작동하는 음성비서, 스마트 스피커, 모바일 메신저 등을 대거 공개했다. 2008년부터 매년 열리는 구글 I/O는 새로 출시할 제품과 관련 기술을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먼저 공개하는 자리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용자가 처한 상황과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주는 가상의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내일 저녁에 뭐할까”라고 물으면 이용자가 있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영화나 공연, 저녁을 먹을 식당 등을 추천하고 예약까지 도와준다.
이날 무대에서 직접 시연에 나선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영화 ‘레버넌트’를 누가 만들었냐”고 묻자 구글 어시스턴트는 곧바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라고 대답하며 그의 사진과 정보를 모바일 기기 화면으로 보여줬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도 공개됐다. 하얀 등잔처럼 생긴 이 스피커는 TV, 냉장고 등 가전 제품과 연동돼 사람이 말로 지시하는 명령을 수행한다. 지금까지는 TV를 켜기 위해 리모콘 단추를 눌러야 했으나 구글 홈을 이용하면 “TV 켜줘”라고만 말해도 자동 제어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대화 상대방이 말을 걸면 글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까지 인식해 적절한 답변을 추천해 주는 메신저 ‘알로’도 선보였다. 알로에선 사람 간 대화뿐 아니라 ‘@google’이라는 대화명을 가진 인공지능과도 대화가 가능하다. 이 서비스들은 모두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피차이 CEO는 이날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성과를 추켜세웠다. 그는 “바둑처럼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10년 안에 불가능하다는 예상이 일반적이었는데 알파고가 이런 업적을 달성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앞으로 AI가 적용될 주요 분야로 로봇과 건강관리(헬스케어)를 꼽았고, 구글의 기술로 이 분야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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