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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ㆍ박서보…추상화 대가 드로잉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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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ㆍ박서보…추상화 대가 드로잉 한자리에

입력
2016.05.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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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의 드로잉. 1959년부터 1960년까지 1년 이상작가의 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드로잉북의 19쪽 그림이다. 갤러리현대 제공
김환기의 드로잉. 1959년부터 1960년까지 1년 이상작가의 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드로잉북의 19쪽 그림이다. 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현대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하는 추상회화 작가 8명의 드로잉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전시 ‘애프터드로잉’을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연다. 갤러리현대에 따르면 국내 추상화 대가들의 드로잉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시회는 처음이다.

김환기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김기린 윤명로 이우환 이승조 등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8명 작가들의 드로잉 및 유화 60여 점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근간을 새롭게 조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 변화에 대한 이해도 곁들일 수 있다.

작가들마다 다른 드로잉에 대한 태도와 개성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모두 39페이지인 김환기의 드로잉북은 작품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작품 전개 방향까지 암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1950년대 작품에는 달과 산, 자연과 달항아리 같은 전통적 기물이 등장하나 60년대 들어서면서 선과 면 등 순수 추상적 구성이 강조되고, 순수하게 점으로만 이뤄진 드로잉도 나타난다.

김기린, 'Untitled'(1967), 갤러리현대 제공
김기린, 'Untitled'(1967), 갤러리현대 제공
이승조, 'Nucleus'(1970년대). 갤러리현대 제공
이승조, 'Nucleus'(1970년대). 갤러리현대 제공

김기린의 드로잉은 큰 작업을 하기 앞서 ‘손 풀기’의 일환으로 행해진 작업이다. 작가 스스로 “붓 장난”이라고 칭하듯 검은 잉크를 큰 붓에 찍어 툭툭 던지듯 찍어 나가는 드로잉에서 작가의 천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김창렬, 이승조의 작품은 드로잉이라고 부르기에는 밀도가 높아 하나의 독자적인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한지에 배채(종이 뒤에 물감을 여러 번 칠해 스미게 하는 전통기법)한 이승조의 드로잉에서는 사색과 수행의 목적을 감지할 수 있다. 전시 자문 및 평론에 참여한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드로잉이 (완성 작품보다)가볍기는 하나 작가의 창조성과 고뇌가 가장 먼저 담기는 매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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