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병역 미필 이유 고용 불안”
지난달 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어 숨진 김모(19)군은 병역 미필을 이유로 해고된 동료를 위한 시위에 참가했다. 역시 병역 미필로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했던 김군은 서울 방배동 서울메트로 본사 앞에서 ‘갓 졸업한 공고생 자르는 게 청년 일자리 정책인가’라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병역 미필을 이유로 고졸 청년들이 학교를 마치고도 취업이 제한되거나, 취업을 했더라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된다. 고졸 출신이 우선적으로 입대할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김군 방지법’이다.
정의당은 1일 “병역연령을 18세로 낮추고, 고졸 출신들이 원할 경우 군대에 먼저 입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병역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만 19세가 되면 징병검사를 받고 당 해 또는 이듬해에 입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병무청은 현역병 대상 판정을 받은 경우 대학 진학 여부와 상관없이 입영통지서를 발송하고 있다. 정의당은 우선 처리법안 15개를 확정하고, 이 중 병역법 개정안을 최우선 처리키로 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고졸들이 첫 정식 직장을 얻기까지 평균 7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대 대기 24개월, 군복무 21개월, 전역 후 구직활동을 통해 첫 직장을 얻는 데 31개월이다. 대졸자의 경우도 실제 군 복무 기간 외에 복학 대기, 군 복무로 인한 스펙 보완 기간을 합하면 실제 손실 기간은 31개월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고졸 88%가 실업상태로 입대를 대기하고, 취업을 해도 김군처럼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한다”며 “21개월짜리 병역문제로 76개월(6년4개월)을 쓰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대단한 손실이고, 20대 청춘 전반기 6년을 사회적 잉여로 살아야 하는 대다수 고졸들에게 군 복무는 곧 삶의 질곡”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군 복무로 인한 고졸 출신들의 총 손실이 30개월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당은 이른 시일 내 병무청의 업무보고를 거쳐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법안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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