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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 쿠바에 첫발…북한 옥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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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 쿠바에 첫발…북한 옥죄다

입력
2016.06.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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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의장국 쿠바가 윤병세 외교 공식초청

양국 고위급 접촉 가능성

이란ㆍ우간다 이은 북한 우방국 압박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4일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 쿠바를 이틀 일정으로 전격 방문했다. 현지에서 양국 고위급 접촉이 시도되고 있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과 쿠바가 공식 수교를 추진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된 북한으로선 큰 타격이 예상된다. 쿠바는 시리아와 마케도니아, 코소보 등과 함께 아직까지 북한과 단독 수교를 맺고 있는 세계 4개국 중 하나다.

외교부는 윤 장관이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식 방문했다고 5일 밝혔다. ACS는 카리브해 지역 국가 간 협력 촉진을 위한 협의체로 1995년 설립됐으며, 한국은 1998년 옵서버 국가로 가입했다.

우리 정부는 조태열 제2차관을 쿠바의 ACS에 보냈으나,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윤 장관을 급히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수행한 뒤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쿠바로 직행했다. 이에 따라 윤 장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단초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윤 장관의 방문이 쿠바 정부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도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현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접촉면을 넓혀 서로 신뢰를 쌓다 보면 어떤 시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부단히 매진해 나가다 보면 서로 원하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이 언급한 ‘원하는 목표’와 ‘좋은 결과’란 한-쿠바 관계 개선의 최종 목표인 '수교'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바도 지난해 54년 만에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등 최근 들어 실리 외교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중동의 이란과 아프리카의 우간다 등 북한의 핵심 우방국을 방문해 북한을 압박했던 연장선상에서 쿠바와의 관계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북한과 쿠바의 돈독한 관계로 미뤄볼 때 한국과 쿠바가 단숨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쿠바가 북한의 혈맹국인 점을 감안, 관계 정상화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교한 이후 88서울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고, 최근까지 유엔의 북한 압박 조치에 반대하는 등 정치ㆍ군사적으로 북한에 밀착해 왔다. 북한도 1960년 수교 이래 '형제국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파견하고, 이달 초에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85번째 생일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축전을 보내 예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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