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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첫 외교 회담…정부, 수교 의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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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첫 외교 회담…정부, 수교 의사 전달

입력
2016.06.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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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장관 “양국 간 잠재력 구체화시킬 시점 강조”

북한에 마지막 남은 친구들까지 등 돌릴 수 있다 메시지 발신 효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컨벤션 궁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컨벤션 궁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바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한국과 쿠바 외교장관 회담은 1959년 단교 이래 처음이다. 수도 아바나의 팔코호텔 인근 컨벤션궁에서 75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윤 장관은 쿠바 측에 우리 정부의 수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 측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 수교 논의까지 진행되면서 정부의 대북 봉쇄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윤 장관은 쿠바에서 개최된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지난 4일 이틀 일정으로 쿠바를 전격 방문했다. 윤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더욱 구체화시킬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쿠바가 불편해할 것을 감안해 수교의사를 간접 전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심전심으로 (수교의)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다양한 후속 협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향후 양국 관계를 낙관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이)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진행됐다”며 “우리측은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고 전했다. 회담에서는 우리 정부가 카리브지역 해안선침식 대응사업에 수백만달러를 지원할 의사를 전달했으며, 쿠바 측도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쿠바 수교 논의는 북한의 마지막 남은 친구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북한에 적잖은 충격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과 우간다 등 북한의 전통 우방국들을 방문하면서 평양의 대외 운신의 폭은 매우 좁혀진 상태다.

양국 수교 논의가 첫발을 뗀 것은 의미가 있지만, 공식 수교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쿠바 입장에서 이번 회담을 ‘한국과의 관계를 트는 수준’ 정도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바가 56년 간 형제관계를 유지해온 북한과의 관계를 단숨에 무너뜨리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쿠바에는 이해관계로 입장이 달라지는 아프리카나 중동 식 외교가 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ㆍ외교부 공동기자단(쿠바)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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