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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폭행도 치안부재 탓” 신안경찰서 신설 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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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폭행도 치안부재 탓” 신안경찰서 신설 물살

입력
2016.06.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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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구역 넓은데 섬 상주 경찰 고작 2~3명

염전노예와 여교사 성폭행 등 잇따라 강력사건

신안여성단체와 시민단체 등 사과문과 성명서 발표

“경찰서가 없다 보니, 섬에서 염전노예에 이어 여교사 성폭행까지 일어났네요”

전남 신안군이 여교사 성폭행사건으로 뒤숭숭하다. 군 홈페이지는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목포경찰서에서 전담하고 있다. 신안군에는 전남 22개 기초단체 중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기 때문이다. 염전노예사건에 이어 여교사 성폭행 사건 역시 치안부재가 불러온 비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참에 경찰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높다. 8일 신안군의회와 신안여성단체 등 37개 시민단체, 섬이장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 등은 경찰서 신설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신안경찰서 신설 문제는 지난 2012년 염전노예 파문이 일자 신안군민과 정치권 등에서 한번 제기된 적이 있고 실제로 지난해 경찰본청 심사와 행정자치부 심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최종단계인 기획재정부 예산심의를 벽을 넘지 못해 좌절됐다.

신안군 인구는 4만4,700여명이지만 전체 면적은 655㎢로 서울과 비슷하다. 특히 육지와 바다를 합치면 서울시의 22배에 달할 정도로 관할 구역이 넓다.

인근 진도군, 함평군, 강진군, 장흥군, 구례군, 곡성군 등은 신안군보다 면적과 인구는 적지만 모두 경찰서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신안군은 흑산도 등에 15개 파출소와 22개 치안센터가 있어 87명의 경찰관이 근무하고 있으나, 상주 경찰은 파출소당 1,2명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섬에서 음주 운전 사고가 발생하거나, 강력범죄가 일어나도 속수무책이다.

신안군 관계자는“군과 주민들이 지난 2007년‘신안경찰서 유치위원회’를 결성, 신안경찰서 신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10년째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며 “늦었지만 경찰서 신설 등 치안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민생혁신특별위원회 소속 8명은 전남도교육청을 방문하고 진상조사보고를 받은 등 신안경찰서 신설을 약속했다.

8일 신안군청사에서 신안군의회 및 37개 시민단체는 피해 여고사와 가족 그리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8일 신안군청사에서 신안군의회 및 37개 시민단체는 피해 여고사와 가족 그리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37개 신안여성단체 100여명은 신안군보건소 2층에서 성명서를 통해 5만 군민과 함께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에게 사죄를 고했다.

신안군 이장단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도 사과문을 내고“일부 주민이 이런 엄청난 사건을 저지른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하고, 피해 교사의 심신 상처가 이른 시일 안에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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