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와 발기부전 치료제를 섞은 복합의약품이 국내에서 첫 허가를 받으면서 부작용 가능성과 오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고혈압 치료 성분인 암로디핀과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타다라필을 섞은 한미약품의 복합의약품 아모라필을 지난달 허가했다고 밝혔다. 두 가지 증상의 치료제를 섞은 복합의약품이 국내에서 허가 받은 건 처음이다. 해당 제품은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가 발기부전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하지만 출시되기 전인데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민호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홍보이사(비뇨기과 전문의)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전립선 비대증 약과 발기부전 약을 먹을 때 시간 차를 두고 먹으라고 하는데 혈압을 떨어뜨리는 고혈압 약과 발기부전 약을 함께 먹으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몇 차례 단기적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영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혈압과 발기부전 두 질환을 다 가지고 있어야 처방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약업체가 마케팅을 강하게 하면 발기부전 증상이 없는 고혈압 환자도 불필요하게 해당 약을 처방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오남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고혈압약과 합쳐진 복합제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까지 이뤄진다면 무분별한 처방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약품 측은 아직까지 아모라필 출시 계획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품목 허가를 받더라도 시장성 등을 판단해 출시를 결정하는데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부작용 및 오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임상 3상 결과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은 기존 단일제(암로디핀)와 유사한 수준이었고, 의사의 처방 아래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니 오남용 문제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당시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5일 이상 처방 불가 등 일반 의약품과는 다르게 관리된다”며 “시판 1개월 전 업체로부터 위해성 관리 서류도 제출 받아 부작용이나 오남용이 없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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