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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에 조바심 태운 강대국들

입력
2016.06.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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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카이로 시민들이 도심에 모여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다. 카이로=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1년 1월 카이로 시민들이 도심에 모여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다. 카이로=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1년 이집트 국민들이 30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무너뜨렸을 때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은 조바심을 태웠다. 무바라크 정권이 친미성향을 분명히 했던 터라 특히 미국 정부의 우려는 컸다. 무바라크 정부와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체제, 압델 파타 엘시시 군부 정권으로 이어지는 이라크 정정에 미국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미국은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질 때 본심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은 NBC 방송에서 "미국은 중동의 중요한 국가인 이집트가 급진주의자들에 의해 통치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혁명 세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부패한 무바라크 정권을 지원했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중동의 핵심 국가들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미국 정부에 “무바라크 대통령을 성급하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은 “이집트 주변지역의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어 이집트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때문인지 이집트혁명 초기 이집트의 조속한 민주화를 촉구했던 오바마 정부는 “질서 있는 이행이 필요하다”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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