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직접 들어…조직적 계획 범행.공모 유력 증거
송치 피의자들 '공모' 강력부인…"죄송합니다"만 연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차례로 성폭행한 학부형 등 주민 3명은 당시 관사에서 "빨리 나오라"고 말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전 공모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 사건을 수사한 전남 목포경찰서는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 피의자 3명에 대해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송치했다.
이들은 애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유사강간과 준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았고 주거침입이 성립하는 점, 범행 공모 정황 등을 토대로 더 무거운 혐의인 강간 등 상해·치상죄를 적용했다.
강간 등 상해·치상죄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송치할 때 피의자들의 얼굴 등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송치과정에서 사전 공모의 유력한 증거도 발표했다.
경찰은 관사에서 범행이 이뤄지는 동안 "빨리나오라"는 피의자들간 대화 내용을 들었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호송차에 타기 직전 경찰서 현관에서 "심경이 어떠냐, 범행 사실 인정하느냐, 공모하진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피해 여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미안하게 생각하고, 죄송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2007년 대전에서 발생한 성폭행 미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데 대해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오래돼서…"라며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송치 직후 취재진에게 공모 부분에 대해 피의자들은 부인하고 있으나 입증 근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 근거로 관사에서 피의자들간 "빨리 나오라"는 대화 내용 외에도 식당을 들락거리며 피의자들끼리 몰래 대화를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등을 들었다.
이씨의 경우 식당에서부터 범행 의도를 갖고 있었던 점, 김씨와 박씨가 6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해 2차례 통화가 이뤄진 점도 포함했다.
또 수사과정에서 사건 5일 뒤인 지난달 27일 피의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한 사실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들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성실히 받고 있어 체포영장을 기각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늦은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의 한 섬마을의 초등학교 관사에서 부임한지 3개월된 새내기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부형인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홀로 저녁 식사를 하던 여교사에게 알코올 돗수가 높은 담근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차량으로 관사로 데려다 주고 나서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관사에 데려다 주고 신체를 만지긴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박씨의 체모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성폭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학교 병설유치원 학부형들인 김씨와 이씨는 피해자의 몸에서 자신들의 DNA가 검출, 범행이 확인됐다.
경찰은 또 이들의 차량 이동경로가 찍힌 CC(폐쇄회보)-TV 분석, 피의자간 통화내역,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3명이 범행을 사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21일 오후 11시 피해자를 태운 박씨의 승용차가 맨 먼저 관사에 도착하고 1분 뒤 이씨, 20분 뒤 김씨 차량도 차례로 도착한 장면이 관사 근처 CC-TV에 찍혔다.
CC-TV에는 박씨가 21일 11시 40분께 관사에서 빠져나가는 장면, 이들 3명이 22일 오전 1시30분대에 각자 차량으로 마을과 관사를 오가는 장면도 녹화됐다.
특히 피의자들 차량 3대가 범행 추정 시간에 10여 분간 관사 근처에 동시에 주차돼 있는 모습도 담겼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김씨는 2007년 1월 대전 갈마동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로도 지목됐다.
그의 여죄는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채취한 그의 DNA가 대전 미제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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