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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과 AB형 혈액형은 위암 덜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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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과 AB형 혈액형은 위암 덜 걸린다”

입력
2016.06.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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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게티이미지뱅크

B형과 AB형 혈액형인 사람은 다른 혈액형인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군 제균을 해도 위암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2월~2014년 5월 소화기센터에서 비분문부(non-cardia)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997명과 대조군 1,147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이 된 비분문부 위암은 식도와 위가 접한 주머니 모양(분문)을 제외한 위의 나머지 부분에 생긴 암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위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 헬리코박터 제균력, ABO혈액형, 성별, 나이, 위암 가족력, 식생활 등 14가지 요소를 비교 분석한 결과, ABO식 혈액형 중 B형 유전자가 들어 있는 B형과 AB형 환자군은 다른 혈액형 환자보다 위암에 걸리는 확률이 낮다는 점을 발견했다.

ABO식 혈액형은 두 가지 유전자 조합으로 분류되는데 B형 유전자가 2개인 B형(BB)은 다른 혈액형보다 46%, B형 유전자가 1개인 B형(BO)형과 AB(AB)형은 27%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았다.

특히 B형(BB)에서는 암세포가 깨알같이 작은 크기로 군데군데 퍼지면서 생기는 '미만형 위암'의 발생률이 다른 혈액형보다 61%까지 줄었다.

또 위암 발생률은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감염됐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균 유무에서도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환자 중 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65%가량 위암 발생 확률이 낮았다.

특히 발견과 치료가 까다로운 미만형 위암 환자군에서 위암 발생률이 80%나 줄어드는 등 효과가 뛰어났다.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치료를 권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형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여부에 따른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 차이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위암 발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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