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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테러 방조? 트럼프의 위험한 대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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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테러 방조? 트럼프의 위험한 대선 전략

입력
2016.06.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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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 이용해 선동ㆍ음모론 제기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13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테러 관련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이민 중단 등 인종적 적개심을 조장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13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테러 관련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이민 중단 등 인종적 적개심을 조장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랜도 총기테러를 이용해 인종 갈등을 조장하고 대선 경쟁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가 파격 공약과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13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의 유세에서 올랜도 총기테러에 대해 언급하면서 테러 관련국 이민 중단 방침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지금의 이 테러 위협을 어떻게 끝낼지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는 미국, 그리고 유럽과 우리 동맹에 테러를 가한 사례가 있는 나라로부터는 이민(수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랜도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29)을 거론하면서 “그 살인자가 미국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그의 부모를 미국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 나라에 들어오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그런 고장 난 이민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방조하고 있다는 취지의 음모론도 제기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나라는 단호하지도 똑똑하지 않은 사람(오바마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 아무튼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트럼프의 전략을 우려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전략담당 보좌관을 지낸 피터 웨너는 “대 테러정책에 문외한인 트럼프가 인종간 적개심에 호소해 표를 얻으려 하고 있다”면서 “불행히도 그의 이런 접근이 대선 경쟁에서는 해보다는 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진영은 총기규제 강화로 맞불을 놓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생적 테러에 대한 대비책으로 살상무기에 대한 규제를 강조했다. 그는 올랜도 테러 등에서 AR-15 소총과 같은 살상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총기규제에 대한 강화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도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이 공격용 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가 계류 중인 총기규제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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