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연구ㆍ컨설팅하는 사회적 기업 ‘셰어엔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유도시 선언은 사회적 기업 셰어엔엘(ShareNL)이 2014년 제시한 ‘공유도시 비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학에서 지속 가능성 개발 연구를 하던 피터 반 드 글린드(28)와 혁신 컨설턴트였던 하먼 반 스프랭(42)이 의기투합해 2013년 만든 셰어엔엘은 공유경제 확산을 목표로 관련 연구와 컨설팅을 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암스테르담이 다양한 공유경제 실험이 일어나는 놀이터 또는 실험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업과 대학, 정책 입안자 등 공유경제 이해 관계자들을 연결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
10일 암스테르담 현지에서 만난 이들은 “큰 기업을 매개로 하지 않는 개인 간 직거래가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는 현상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린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 숙박과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기존 산업군을 중심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성격이 개인 간 거래를 바탕으로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를 ‘모바일 자본주의’로 규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호스트(주택 대여자)와 게스트(투숙객)에게 모두 만족감을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이야기다.
스프랭도 “공유경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현상”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는 “전문가 집단에서 협력경제(Collaborative Economy)로도 불리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특정 서비스나 제품의 소유주와 수요자를 매칭해 주는 형태만 띤다면 새로운 창업기업뿐 아니라 기존 기업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공유경제에 많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고 믿는다. 암스테르담이 공유도시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이 확실하다. “공유경제는 암스테르담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주고 시민의 공동체 의식 함양에 기여하는 한편 지금보다 더 많은 혁신 창업기업의 등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스프랭의 설명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해 우리에게 중요한 조사 연구를 의뢰하는 등 공유경제에 열려 있기 때문에 암스테르담은 이미 헬스케어, 차량 공유, 식음료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창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공유경제를 둘러싼 여러 논쟁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를 막연히 금지하기보다 공정한 규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스프랭은 “온라인 음악과 영화 시장의 성장에서 보듯 대중은 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편의 서비스에 금세 익숙해진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공유경제를 무조건 금지해 불법적인 개인 간 거래를 부추기기보다 자본주의와 공유경제가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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