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美공장 기공식 참석
“수사 협조 할 것… 이달 말 귀국”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형인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표 대결을 벌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위기 속에서도 ‘정면 돌파’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내부 동요부터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액시올 합작법인의 에탄 크래커(분해) 공장 기공식에 참석, “여기까지 국내 문제로 심려를 끼쳐 드려 진짜 죄송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회장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검찰의 1차 압수수색이 단행되기 사흘 전인 지난 7일 멕시코로 출국, 그 동안 언론과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신 회장은 특히 “책임을 느끼고 모든 회사에게 (검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롯데가 조직적으로 불법 비자금에 대한 증거 등을 인멸 또는 은닉하려 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검찰 수사가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약간의 영향이 있다”며 “수사가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에 대해선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밀고 나갈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 전 부회장과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도 “대응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인상을 줬다. 표 대결 결과를 자신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최대 주주인 광윤사 28.1%와 종업원지주회 27.8%, 롯데관계사 13.9%, 롯데투자사(LSI) 10.7%, 일본 롯데재단 및 기타 10.0%, 임원지주회 6.0%, 신동주 및 신격호 2.1%, 신동빈 1.4% 등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우호세력은 광윤사 등 30.2% 정도이고, 나머지 69.8% 지분은 신 회장측으로 분류되고 있다.
신 회장은 향후 일정에 대해선 “아직 최종 날짜가 결정되지 않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는 대로 꼭 들어가겠다”며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에서 주총을 마친 뒤 떳떳하게 귀국, 검찰 수사를 당당하게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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