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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말하는 대입 자소서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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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말하는 대입 자소서 쓰는 법

입력
2016.06.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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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경험 단순 나열보다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인 성장 스토리 담아야

“반장 역할 잘했다”(X)

“칭찬 캠페인 펼쳐 교실 분위기 바꿨다”(O)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시대’다. 학종은 지원자의 실력, 전공적합성, 성장 과정 등을 두루 평가할 수 있다. 주요 대학 총장들이 “앞으로는 점수로 줄 세우는 방식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학생을 뽑겠다”고 한목소리로 공언할 만큼 학종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11개 대학(경희대ㆍ고려대ㆍ서강대ㆍ서울대ㆍ성균관대ㆍ숙명여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중앙대ㆍ한국외대ㆍ한양대)은 이미 2017학년도에 전체 입학 정원의 40~50%를 학종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학종에서는 수험생이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자소서), 교사추천서 등을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평가항목 중 학생들이 특히 곤혹스러워하는 건 자소서다. 활동 동기와 과정, 성과를 본인의 시각에서 서술할 수 있어 자율성이 매우 높고 이를 통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긴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자소서 때문에 컨설팅업체나 사교육업체에 의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수험생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15일 숭실대에서 열린 ‘2017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자기소개서 작성법 설명회’에 참석한 일선 고교 교사들의 자소서 공략법을 정리해봤다.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경험 정리하기

교사들은 우선 고교 3년 동안 자신이 해왔던 모든 경험을 차근차근 되돌아볼 것을 조언했다. 여러 활동들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경험 몇 가지를 선별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사전작업인 셈이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도 15일 열린 ‘제1회 고교-대학 연계 포럼’에서 “참여한 활동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열거만 하면 의미가 없다. 활동을 통해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대학에선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할 것 없는 활동일지라도 지원자가 의미를 부여해 자신이 배운 점과 느낀 바를 잘 녹여내면 수상 실적을 줄줄이 읊은 자기소개서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경험을 선별하기 위해선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래야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왜 이 활동을 했는지,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식이다. 김진훈 숭의여고 교사는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대학에 지원하는 동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열정을 쏟았던 일을 파악하게 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가장 힘들게 또는 신나게 공부했던 경험과 자신만의 공부 방법’,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소중했던 경험’,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노력한 일’,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일’,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과 인물’ 등에 대해 질문하다 보면 수험생이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또 “늘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한 뒤 이를 자기소개서에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고 조언했다.

선별한 내용 구체적으로 쓰는 게 중요

자신만의 언어로, 구체적인 내용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학종 전형에서 자소서를 활용하는 이유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미처 담지 못한 수험생의 역량과 인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자소서를 통해 수험생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을 연대 순으로 늘어 놓거나 가족관계를 길게 나열한 자소서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이를 위해 상투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도 피해야 한다. 예컨대 “반장 역할을 잘 해냈다”, “과학 과목 공부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등의 문구로는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자소서에서 학급 임원 활동을 소개하고 싶다면 임원 활동을 하게 된 계기나 동기, 활동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 이 활동이 향후 진로 선택에 미친 영향 등이 잘 녹아나게 써야 한다는 게 교사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경쟁 위주의 삭막한 교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반장이 된 뒤 ‘하루 한 번씩 칭찬하기’를 시작해 화기애애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식의 구체적인 일화를 서술하는 문장이 좋다.

주상하 한성과학고 교사는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가 설득력 있게 일관적으로 드러났는지, 인터넷 검색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지는 않았는지, 글 전체의 느낌이 건방지거나 자랑하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절이나 교외 수상 실적 언급은 금물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각 대학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제공하는 유사도검증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험생이 제출한 자소서의 표절, 대필 여부 검증을 실시한다. 유사도검증 프로그램은 자소서에 사용된 단어와 문장의 반복 빈도, 사용된 위치 등을 분석해 서류의 유사성을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검증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의 유사도가 나올 경우 대학은 수험생에게 전화하거나 소명서를 제출하도록 해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표절 심의를 해서 평가에 반영한다.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대로 공인어학성적이나 교외 수상실적을 적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이때 학교장의 참가 허락을 받은 교외대회 수상 실적이라도 자소서에 적어선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용택 광영고 교사는 “선배나 친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표절하는 경우, 공인어학성적을 드러내거나 수학 과학 외국어 과목의 교외 수상 실적을 언급하는 경우 자소서 항목이 영점 처리되거나 불합격 처리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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