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김종인)= “결국 가서 제도적으로 이것을 해결을 해야. 중앙정부와 지방재정의 분할을 갖다 제도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별로 안 가져 왔어요.”
이재명 성남시장(이재명)= “220개 자치단체가 정부보조금을 끊으면 즉시 부도가 나는 상황입니다.”
김종인=“수평적으로 자원 배분 하는 것이 좀 다른 건데, 수평배분은 자기들끼리 할 이야기지 중앙정부가 할 게 아니에요. 그니깐 당이 책임지고 그 문제를 안전행정위원회에 제기 할 테니깐 이(재명 성남) 시장은 이렇게 11일인가 단식했죠? 오늘 이제 끝을 맺고.”
이재명= “국민들도 충분히 알게 되셨을 겁니다.”
김종인= “건강 괜찮아요?”
이재명= “힘이 없습니다.”
김종인= “오늘 (단식 농성) 끝내고 바로 병원으로 가쇼.”
이재명=“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대표가저를 살려주신 겁니다. 감사합니다.”
김종인=“약속을 그렇게 하고서.”
이재명=”예. 제가 대표 말씀을 들어야죠. 감사합니다. 김대표가 많이 도와주셔서.”
김종인=”너무 오래 단식을 하면 국민 시선들이 별로 안 좋으니깐 오늘 중으로 어떻게. 그래요. 빨리 끝내시고.” ((두 사람 웃음))
정부의 지방재정 제도 개편에 반발해 단식 농성을 이어왔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단식 11일째인 17일 단식을 풀기로 했습니다. ‘친정’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직접 나섰고, 더민주 의원들도 한 집 식구 이 시장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방재정 제도 개편 문제에 사활을 걸고 나서기로 약속하면서 이 시장은 단식을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단식 농성장을 재차 방문해 이 시장에게 “급작스럽게 예산을 빼앗아 가면 계획된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 문제를 20대 국회에서 중앙 재정에서 지방업무에 대한 예산을 합리적ㆍ제도적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것을 믿으시고 이제 그만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어 “당에서 알아서 책임을 지고 하겠다. 제도적으로 해결해야지 단식으로 해결할 게 아니다”라면서 “수평적 배분은 (지방자치단체) 자기들끼리 할 이야기이지, 중앙정부가 할 것이 아니다. 당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행정자치부에 제기할 것”이라며 거듭 단식 중단을 권유했습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표가 저를 살려주신 것이다. 감사하다”며 “제가 대표 말을 들어야죠. 많이 도와주셨다”며 단식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 시장은 김 대표를 만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단식을 중단합니다”라면서 “김종인 대표께서 두 번째 방문해 당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약속하셨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님, 박남춘 (안행위) 간사님 등 안행위원들도 같은 약속을”이라고 했습니다. 이 시장은 “당을 믿고 단식을 중단하며, 국민과 함께 현장에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병원으로 옮겨가면서 “단식농성 끝내고 병원으로”라면서 “단식 투쟁은 중단하지만 지방자치 민주주의 수호투쟁은 계속됩니다. 단식 11일차 농성장의 마지막 장면일 듯.. 감사합니다. 손가락혁명 동지 여러분”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지자체 제도를 다시 점검하면서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하고 공표하게 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확립해 이런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20대 국회가 20년이 지난 지방자치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이 시장의 단식이 촉발한 지방재정 제도 개편 문제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경기도 6개 시는 교부금 자치 단체를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기존에 이미 줬던 재정을 삭감하려는 사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재정을 전제로 수립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재정이 삭감되니 그 사업을 실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에 대한 반발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 시장 단식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시장의 단식 농성 해제를 위해 친정 더민주는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일명 ‘이재명 구하기 작전’이 펼쳐진 것입니다. 15일 김종인 대표가 경기 파주 임진각 비대위 회의 뒤 이 시장의 단식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작전 개시’를 선언했습니다. (관련기사 ▶ ‘친정’ 더민주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단식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바로 다음날인 16일 더민주 소속 안행위 위원들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을 찾아갔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면담에서 이들은 홍 장관에게 지방재정 개혁안의 추진 중단과 안행위와 충분한 논의 이후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내친 김에 안행위는 24일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업무 현안 보고를 듣는 자리에서 지방재정 개혁안 관련해 집중적으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행위원들은 같은 날 오후에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시장을 찾아가 응원과 함께 이 시장에게 지방재정개혁안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하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습니다. 안행위 간사 박남춘 의원은 “성남시는 지방 자치를 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인데 (지방재정 개혁안으로) 하향 평준화를 한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거꾸로 가게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방자치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지방자치가 잘 되려면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그 동안 일을 내려 보내면서 주지 않았던 2조7,000억원을 (지자체에) 채워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원들의 방문에 이 시장은 “안행위 위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당이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단식을 중단할지 충분히 숙고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17일 이 시장은 단식 농성을 풀었습니다. 그의 단식 농성은 지방 재정 개편안의 문제점에 대해 대중의 관심은 물론 친정인 더민주 내부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실제 김 대표와 의원들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대표 역시 이날 이 문제에 대해 당이 별로 관심을 갖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 했습니다.
김 대표는 ‘오랜 만에’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이 시장의 단식을 멈출 수 있게 하자는 제안과 함께 본인이 이날 오전 농성장을 찾아 단식 농성을 풀게 만들었습니다. 의원들도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당 전체로 봐서는 이 시장이 던진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풀도록 해보자는 단합의 계기를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총선 이후 원내 1당으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당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단식 농성이라는 극한의 의사 표현 방식이 오래 되면 될수록 대중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줄이게 됐습니다.
이제 공은 더민주가 넘겨 받았습니다. 이 시장의 단식 농성의 뜻을 이어 받아 이제 국회 안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입니다. 당 관계자는 “지방 재정 개편 문제가 20대 국회 초반 의외로 뜨거운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더민주는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재정 개편안이 시행령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입법부가 만든 법으로는 안 되는 문제를 시행령을 가지고 제멋대로 하려고 해 왔고 19대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했다”며 “여소야대 20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입법부의 입법 권한을 침해하는 ‘법 위의 시행령’ 문제를 가만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부 개편안의 직접 당사자가 되는 6개 시 중 4개 시장이 더민주 소속인데다, 4ㆍ13 총선을 통해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을 제치고 압도적 지지를 얻은 ‘맹주’로서 수도권 민심이 자칫 흔들릴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했습니다. 또 “지방자치, 지방분권은 더민주가 핵심으로 여기는 근본 정강 정책이다. 지방재정 개편 문제는 바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단식 농성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고 고생한 ‘아들’ 이재명 시장 설득한 더민주가 어떤 결과물을 얻어낼 지 주목됩니다. 설마 이날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성남시 한 의료기관에 입원한 이 시장이 다시 단식 농성에 나서게 하지는 않겠죠.
이 시장과 같은 입장인 염태영 경기도 수원시장은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의 지방재정개편과 관련된 끝장토론 제의를 전격 수용했습니다.
김 차관은 15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방재정개혁에 정치논리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 6개 불교부단체 기초자치단체장들과 끝장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염 시장은 16일 오후 9시44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차관의 끝장토론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김 차관에게 “지방재정 개편과 관련해 국민들께서 궁금해 한다.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방송사와 협의해 공중파 생방송 1대 1 맞장토론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공정한 토론의 결과, 국민들께서 누구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고,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중지가 모아진다면 이를 겸허하게 수용할 것을 함께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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