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가 최근 축구스타 제롬 보아텡(28ㆍ바이에른 뮌헨)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으로 들끓었다. 아프리카 가나의 이민자 가정 출신인 보아텡은 독일 국가대표 소속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유로 2016에서도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초콜릿 포장지였다.
그 동안 백인 어린이를 모델로 내세웠던 ‘킨더 쇼콜라데’가 최근 새로운 포장지에 유색 인종 어린이를 등장시키자 난민 반대 단체인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ㆍ페기다)은 SNS에 “초콜릿이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테러범을 보여주고 있다”며 불매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포장지를 장식한 주인공들은 보아텡과 터키 출신 일카이 권도간(26ㆍ도르트문트) 등 독일 국가대표 선수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었다. 킨더가 유로 2016을 기념해 제작한 판촉용 포장이었던 것.
페기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불매 운동을 중단했지만 독일 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렉산더 가우란드 부대변인이 “사람들은 보아텡을 축구 선수로 좋아하지만 이웃으로 맞이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또 한 번 파문을 일으켰다.
AfD는 난민 사태를 둘러싼 반이민정서와 국수주의에 편승에 제3당으로 약진한 정치 세력이다. 이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이런 말이 나오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독일 팬들은 축구장에 ‘보아텡은 우리의 이웃’ ‘보아텡, 우리 옆집으로 이사 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가우란드는 결국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며 꼬리를 내렸고, 프라우케 페트리 AfD 당대표도 공식 사과를 해야만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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