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서 있던 10대 소년이 아빠 앞에서 말한다. ‘Holy Moly, did you see the car?’ 또 대학생들은 멋진 여성이 지나가면 ‘Holy Moly, she is gorgeous!’라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와~’ 하는 의미로 말하는 Holy moly는 그래도 들어줄 만하다. ‘Holy shit’이나 ‘Holy crap’보다 거부감이 적고 shit이나 crap처럼 배설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친한 사이에는 ‘Holy shit’ 그대로 말해도 통하겠지만, 상대방에 따라 자극적인 감탄어는 좀더 부드러운 말로 바꿔서 말해야 한다. 부모 앞에서 청소년이 ‘Holy shit’ 대신 ‘Holy poop!’, ‘Holy nuts’, ‘Holy monkey’처럼 말하는 것 모두 덜 상스럽고 거부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러한 변형은 시대가 변하면서 나온 궁여지책의 표현인데 어느 정도 사회에서 수용되는 분위기다. ‘Son of a bitch’는 누가 들어도 욕설이지만 ‘Son of a gun’이라고 마지막 단어만 대체해도 무슨 의도로 하는 말인지 알아듣고 욕설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본래의 표현 bitch만 바꿔서 ‘Son of a gun’, ‘Son of a biscuit’, ‘Son of a Bush’라고 말해도 누구나 알아듣고 수긍해준다. 또 문장체에서는 fuck 대신 f**k로 적고 shit 대신 sh*t라고 표기하면 강한 어감이 경감되겠지만 일상 구어에서는 매번 이렇게 생략 부호를 쓸 수도 없기 때문에 유사한 발음이나 연상되는 단어를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fucking에서도 마찬가지다. ‘I’m fucking tired’보다는 ‘I’m VERY tired’가 좋지만 어른들도 이따금 ‘아, 정말 피곤해 죽겠네’라고 극단적인 강조를 할 경우 fuck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가 있다. 다만 fucking 대신 freaking, effing, flipping 등으로 바꿔서 말하면 한결 낫게 들린다. ‘What the hell~’ 대신 ‘What the heck’으로 바꾸고 ‘Oh, my God’ 대신 ‘Oh, my gosh’; ‘Oh my goodness’로 바꿔서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위에서 말한 ‘Holy moly’의 경우 moly는 일부에서는 ‘moley’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본래 멕시코의 고추장으로 불리는 mole(몰레) 소스의 감칠맛에 감탄을 하던 것이다. 이 말을 나중에 미국에 이민 온 히스패닉들이 ‘Holy Cow’, ‘Holy Crap’ 같은 감탄어 대신 ‘Holy moly’로 리듬감 있게 바꿔 말한 것이다. 그렇다고 ‘Holy moly’라는 감탄어를 들을 때마다 멕시코의 고추장 소스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감탄사는 그 유래와 배경은 뒤로하고 이제 어떤 뜻으로 쓰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래 ‘Holy Jesus’나 ‘Holy Spirit’, ‘Holy God’ 등은 모두 기독교에서 ‘거룩한’이라는 뜻이 있었는데, 이들 어구가 ‘욕’으로 쓰이면서 좀더 부드러운 다른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Holy hell’, ‘Holy~’으로 잇거나 ‘Bloody hell’처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본래의 표현 ‘Holy God’이나 ‘Holy Jesus’ 같은 용어보다는 이들 응용형이나 변형이 더 대중적이고 부담이 적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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