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디’라는 개를 입양한지 6주 만에 직장을 관뒀다. 업무에 지쳐 프리랜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사실 가장 원했던 것은 나의 반려견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때문에 시카고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지금도 전혀 후회가 없다.
대학에 가기 위해 집에서 키우던 비글믹스인 ‘요다’를 남겨두고 떠나온 이후 항상 개를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개를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적절한 시기가 오기를 기다렸다.
원래 문화예술작가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직했다. 때문에 지루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에서 근무하기 위해 마케팅 분야의 일을 시작했다. 회사가 학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남편은 나를 위해 귀여운 동물 콘텐츠 가득한 블로그를 운영해서 업무를 해낼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데 회사가 매각되면서 1년 만에 모든 업무환경이 바뀌었다. 강제 해고 루머까지 나돌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러면 학비를 돌려줘야 했기에 그만둘 수도 없었다.
결과 손목터널증후군 등에 시달렸고 수면유도제가 없으면 잠이 들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요가, 테라피, 명상 등 많은 것을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까스로 학위논문을 마치고 직장을 옮기기로 했다. 이 때 나는 내가 드디어 개를 입양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남편은 코디라는 골든 리트리버 믹스견을 구조했다. 코디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지만 우리가 집을 떠나면 애정을 갈구하고, 불안해하고, 책이나 종이를 찢고 베개를 씹곤 했다.
분리불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코디에게 개 껌을 사다 주고 직장에 있는 동안 하루에 네 번씩 산책도우미와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하루는 코디가 종합비타민제 한 통을 다 씹어먹고 크게 아픈 일이 있었다. 코디가 걱정돼 회사 상사에게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냐고 물었으나 거절당했다.
이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휴식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배를 쓰다듬고, 긴 털을 빗어주고, 함께 산책하고, 서로 껴안는 평화로운 순간들이 나를 치료하고 다시 사람으로서 살 수 있도록 해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가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나는 직장을 관두고 프리랜서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코디는 나에게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저축한 돈이 얼마 없어서 돈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일이든 해야 했다. 하지만 직장업무에 대한 압박이 사라지고 집에서 코디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안정됐다.
코디는 다른 개가 짖거나 아기가 괴롭혀도 가만히 있는 착한 개다. 하지만 여전히 독립적이지 못하고 짓궂은 구석이 있다. 코디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고 그럼 점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나는 코디의 엄마로서 가능한 한 코디가 자유롭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항상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식당이나 가게를 물색하고, 산책 나갈 때도 대부분 가고 싶은 방향이나 걷는 속도를 코디가 정할 수 있게 해줬다. 이제 코디는 앞장서서 나를 새로운 길로 인도해준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며 작은 사업을 운영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을 사랑하고, 코디와 모든 일상을 함께하고 있어 행복하다. 아침이 되면 코디는 나에게 코를 비비며 애교를 부리기 위해 침대로 달려든다. 함께 산책을 다녀오고, 아침밥을 먹고, 마당에서 놀다가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정오가 되어 또다시 산책을 다녀오고 코디와 뛰어 놀고 나면 나는 저녁시간까지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내 삶은 코디의 배를 긁고, 코디와 줄다리기 놀이를 하고, 포옹을 하고, 때때로 함께 낮잠을 자는 행복한 일들로 가득 차있다.
나는 위험한 일은 최대한 피하려고 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내가 직장을 관둔 것을 생각하면 절로 몸서리치게 된다. 하지만 확신하는 것 한가지는 만약 다른 이들은 무책임하다고 할지 모를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만성질병과 극심한 불안이라는 고통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으리란 것이다. “코디의 엄마로 사는 것이 내 삶을 구했다.”
출처 = I Quit My Job To Spend More Time With My Dog
번역 =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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