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터키 등 국내에 생소한 아시아 국가들의 문학을 소개해온 문예 계간지 ‘아시아’가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계간 아시아 발행인인 소설가 이대환씨는 21일 서울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어내는 한편 문학 권력의 부질 없는 속물 근성을 배격하고 아시아 문학이 대등하게 섞이는 교류의 중심이 되고자 했다”며 “다음 10년을 통해 아시아에 소담한 문학의 숲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간 아시아는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권오준)의 지원으로 시작됐다. 2006년 당시 이사장이었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뜻이 바른 아시아의 작가와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이라며 흔쾌히 잡지 지원을 약속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10년 간 박경리, 고은, 박완서, 모옌, 바오닌, 오에 겐자부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오르한 파묵 등 총 67개국 800여 작가가 계간 아시아에 글을 실었다.
이날 소개된 계간 아시아 10주년 기념호(41호)에는 ‘21세기 아시아 문학지도’란 이름 아래 중국, 일본, 북한, 몽골,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 작가들의 작품과 현대문학 해설을 한 데 모았다. 일본 평론가 이치카와 마코토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일본 현대문학의 상황을, 터키 평론가 괵셀 튀르퀴쥬는 정치에서 멀어져 여성 문제, 개인의 삶에 중점을 두는 터키 신세대 문학의 흐름을 전했다. 지금까지 계간 아시아에 게재된 소설 중 12편을 뽑아 엮은 ‘물결의 비밀’도 소개됐다. 베트남 작가 바오닌의 ‘물결의 비밀’, 태국 작가 찻 껍찟띠의 ‘발로 하는 얼굴 마사지’, 터키 작가 야샤르 케말의 ‘하얀 바지’ 등이 실렸다.
1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 9개국 젊은 작가들이 모여 문학 교류를 하는 ‘2016 아시아 문학창작 워크숍’도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한다. ‘문학이 기억하는 도시: 서울, 아시아’라는 부제를 단 이 행사는 서울을 아시아와 세계를 끌어안는 국제 문학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목표로 기획됐다.
워크숍에는 몽골,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태국, 인도, 터키 등 9개국에서 온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30일 경기 파주에 있는 ‘아시아’ 사옥에서 문학 세미나를 갖고 7월 1일 ‘아시아 문학인들의 밤’ 행사에서 자유 토론을 한다. 행사 기간 서울시민청 갤러리에는 초청 작가들의 에세이와 소설을 주제로 한 시각작품들을 보여주는 ‘리딩 아시아’ 전시도 열린다. 각국의 작가들은 서울 방문기와 워크숍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를 쓰고 ‘아시아’는 다음 호에 이를 모두 수록할 예정이다.
방현석 아시아출판사 대표는 “계간지와 더불어 아시아 신화를 완역하는 ‘아시아 클래식’, 한국 근현대 문학을 총망라한 한영 대역 선집 ‘바이링궐 에디션’도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젊은 작가들의 단편을 번역한 ‘K-픽션 시리즈’가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아시아 출판사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 법인을 설립해 한국 문학 알리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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