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단계 평가도 통과 못해
5년 만에 또 다시 밀양ㆍ가덕도의 영남권 신공항 유치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두 후보지역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환경훼손이 심하다”고 판단한 2011년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 3월 30일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는 1단계 절대평가 결과 밀양(39.9점ㆍ100점 만점)과 가덕도(38.3점) 모두 기준 평점(50점)에 미달해 공항 입지로 부적절하다고 발표했다. 공항건설이 가능하려면 1단계 절대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50점 이상을 받아야 그 다음 상대 평가인 2단계로 넘어가는데, 두 후보지 모두 1차 평가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공항운영(30점)과 사회환경성(30점) 점수도 낮았지만 가중치가 가장 높은 경제성(40점) 부문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수요(여객ㆍ화물ㆍ전환수요), 편익(여객ㆍ화물), 건설계획(시공의 용이성ㆍ확장성), 총사업비 등 4가지로 구분해 평가한 경제성 부문에서 밀양은 12.2점, 가덕도는 12.5점을 받았다. 모두 주어진 점수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경제성 세부항목 중 총사업비의 경우 배정된 가중치(15.8점)에서 밀양과 가덕도는 각각 3.7점, 3.9점을 받는데 그쳤다. 공항운영 부문에서는 밀양과 가덕도가 각각 14.5점, 13.2점을, 사회환경성에선 밀양과 가덕도가 13.2점, 12.6점을 받았다. 당시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는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9년 국토연구원의 2차 용역(신공항 타당성ㆍ입지조사)에서도 밀양과 가덕도의 비용대비 편익비율은 각각 0.73, 0.7로, 두 곳 모두 1을 넘지 못해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었다.
21일 정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벌써 3차례 동일한 판단이 내려진 셈이 됐다. 계획 역시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이뤄진 만큼 2011년 판단이 반복된 셈이다. 당시 결정을 그대로 따랐다면 5년을 지역갈등으로 허비하지 않았을 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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