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본사 “해킹 아니다”… 인신공격했던 게임 팀은 해체키로
최근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게임 ‘오버워치’를 하는 여성 게이머가 실력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오히려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오해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게다가 이 같은 음해를 한 남성 게임 팀이 아직 10대인 이 선수에 대해 성차별적인 언어폭력까지 가한 것으로 드러나며 게이머들의 지탄을 받았다. 결국 자신의 실력을 직접 입증까지 한 후 논란이 마무리되기까지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디지털뉴스부
-오버워치는 어떤 게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게임 제작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4일 전세계 동시 발매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발매된 지 한 달도 안 돼 수년 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던 리그오브레전드(LOL)를 누르며 최고 인기 게임으로 등극했다. 온라인에 연결된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영웅 캐릭터를 선택해 팀을 이루어 상대 팀과 승부를 겨룬다.”
-‘최고의 플레이’는 무엇인가?
“오버워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최고의 플레이’ 영상을 들 수 있다. 경기가 끝난 후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 영상으로 재생되는 것. 축구 중계에서 골인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반드시 이긴 팀에서만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한 팀에서도 최고의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자신의 멋진 경기 장면을 공유하려는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므로, 오버워치의 인기에 기여했다.”
-여성 게이머의 플레이가 논란이 된 이유는?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게이머의 ‘최고의 플레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이 손으로 한다기엔 너무나 빠르고 정확하게 목표를 조준한다는 것이다. 게임 커뮤니티 ‘인벤’에서 주최한 국제 대회 출전할 대표 선발대회에서 있었던 경기였으며, 해킹 프로그램 사용 의혹이 제기되자 ‘게구리’가 속한 ‘아티즌’ 팀은 블리자드 본사에 로그를 보내 문의했다. 다음은 그 영상이다.
-블리자드의 판정 결과는 무엇이었나?
“블리자드는 로그 분석 결과 정상적인 게임이었으며, 해킹 프로그램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문제가 된 ‘최고의 플레이’ 영상은 게임 서버와 클라이언트 PC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기 위한 게임 자체적인 보정 기술 때문에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표현되어 의혹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게구리’는 가면을 쓰고 대회 주최측인 인벤TV에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실제 실력을 보여줬으며, 승률 80%가 해킹이 아닌 실제 실력임을 입증했다. 방송 전에는 “승률 80%나 된다는 게 말이 되냐”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방송 후 “80%밖에 안 된다는 게 더 이상하다”는 의견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그 영상이다.”
-문제는 의혹 제기뿐 아니라 인신공격까지 있었다는데.
“‘게구리’ 선수가 속한 팀 ‘아티잔’의 팀장은 블리자드의 공식 답변을 받은 후 그동안 게구리 선수와 팀에게 가해진 인신공격이 엄청났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해당 글) 경기 상대 팀인 디지니스 팀이 확인 과정 도중에도 “해킹 프로그램 사용이 확실하다”고 계속 주장하며 해킹이 아닐 경우 팀을 해체하고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플레이어의 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겠다”는 폭언을 했다는 것. 심지어 게시판에 “여자가 맞긴 하냐”며 더 이상 입에 답기 어려운 욕설이나 성희롱을 일삼은 악플도 올라와, 아직 십대인 여성 게이머였던 ‘게구리’ 선수는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인벤TV에 나와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때 가면을 쓴 이유도 이 같은 경험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국 누명은 벗겨졌는데, 음해했던 상대방은 어떻게 됐나.
“20~22일 사이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나자, 정당한 의혹 제기를 넘어서서 인신공격을 퍼부은 ‘디지니스’ 팀은 블리자드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사과 글을 올리고 팀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바로가기) 또한 실제로 흉기 운운해 물의를 일으켰던 선수도 “해킹으로 드러나면 흉기를 들고 찾아가겠다고 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오버워치 게임을 관두겠다고 밝혔다. (바로가기)”
- 게임 커뮤니티의 여성 게이머에 대한 성차별적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라인 게임을 할 때 성별을 잘 밝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별을 노출했을 경우 성차별적인 언사나 욕설을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에도 해킹 프로그램 사용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성별을 걸고 넘어지며 ‘여성이 이렇게 잘 할 리 없다’는 편견을 드러낸 댓글이 게임 게시판에 다수 올라왔다. 성차별, 성희롱적 인신공격적 악플에 피해자가 큰 상처를 입었다.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씨는 “여성 게이머는 게임 안에서 잘 해도 욕을 먹고 못 해도 욕을 먹는다”며 게임 커뮤니티의 성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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