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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비싸도 본전 뽑아” 매스티지 카드 쓰는 알뜰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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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비싸도 본전 뽑아” 매스티지 카드 쓰는 알뜰족

입력
2016.06.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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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발급ㆍ이용 감소 속

프리미엄ㆍ매스티지 카드는 성장세

연간 이용 실적 등 충족해야

수도권 중심 서비스도 한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신세계백화점에서 여름 정장과 구두를 구입한 직장인 윤모(44)씨는 “공짜로 산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40만원이 넘는 금액을 올해 초 삼성카드의 프리미엄카드인 ‘더오(The O) 카드’ 가입 당시 받은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들ㆍ딸 생일 때는 패밀리 레스토랑 결제금액에서 각 3만원씩 총 6만원을 할인 받았으니 연회비 60만원을 내고 벌써 56만원을 아낀 셈이다. 그는 “주중에 동반 1인까지 연 12회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고, 커피숍 1만원 결제 시 3,000원 할인 등의 혜택이 있어 연회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연간 600만원만 사용하면 다음해에 상품권을 또 받을 수 있어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회비로 최상위 고객(VVIP)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ㆍ매스티지 카드가 ‘알뜰 소비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 유치를 위해 앞다퉈 고급 카드의 문턱을 낮춘데다,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경제적 장점과 사회적 지위를 내보일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져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ㆍ작은 사치) 바람이 신용카드 시장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연회비 탓에 고급카드에 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졌던 알뜰족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단연 경제적 혜택이다. 취업 후 줄곧 연회비가 1만원인 일반카드를 써온 이모(35ㆍ여)씨도 그런 경우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그는 올해 초 여행에 특화된 현대카드의 매스티지카드 ‘더 레드 에디션2’를 발급받았다. 연회비(20만원)보다 많은 25만원 상당의 여행(15만원)ㆍ쇼핑(10만원) 상품권과 800여개 공항의 VIP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어리티 패스(Priority Pass)카드가 함께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신혼여행 당일 긴 환승대기시간에 대한 걱정을 덜었고, 제공받은 여행상품권으로 면세점에서 물건도 살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매스티지(masstige)는 ‘대중화한 명품’이란 뜻으로, 대중을 뜻하는 ‘매스’(mass)와 특권을 의미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의 합성어.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매스티지카드(연회비 10만~30만원)는 보통 백화점 상품권ㆍ호텔 식사권ㆍ국내선 2인 항공권 중 하나를 상품권으로 제공한다. 프리미엄카드(연회비 50만~100만원)는 여기에 특급 호텔 숙박ㆍ지정 골프장에서의 무료 라운딩 등 고급 서비스가 추가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프리미엄ㆍ매스티지 카드 시장은 신용카드 발급과 이용실적 감소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레드카드 회원 수는 2012년 8만6,000명에서 2013년 9만명, 2014년 13만명, 2015년 15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카드 혜택만 보고 성급히 결정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입 후 1년간 사용금액이 서비스이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품권은 받지도 못한 채 연회비만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드카드의 경우 연간 1,200만원 이상 쓰지 않으면 다음 해 연회비 20만원은 결제되지만 25만원 상당의 상품권은 제공되지 않는다. 정훈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특급 호텔, 레스토랑 할인 등 카드의 주요 서비스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도 한계”라며 “수도권 이외의 고객은 혜택을 누리는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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