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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돈에 빠진 글로벌 경제…충격파 대비 빈틈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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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돈에 빠진 글로벌 경제…충격파 대비 빈틈 없어야

입력
2016.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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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가 24일 현실화하자 일파만파의 파장이 글로벌경제에 몰아쳤다. 유로화와 함께 폭락세를 보인 파운드화는 장중 10% 이상 수직 강하했고, 반대로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증시도 급변동했다. 브렉시트 부결 기대로 상승 개장했던 아시아 증시는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확인되자 일제히 수직 낙하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무려 7.92%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5% 전후 폭락했고, 국내 코스피지수도 3.09% 급락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하지만 충격은 지금부터다. 아시아에 이어 밤새 유럽과 미국의 통화ㆍ증권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브렉시트 파장은 장기 악재다. 올해 내내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드리울 게 뻔하다. 실물 부문에선 영국과 EU가 경기침체에 빠지며 가뜩이나 심각한 글로벌 교역부진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 여파는 곧바로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등 전세계 주요 교역국들로 번져 전반적 수출입 지표에 타격을 가할 우려가 높다.

실물보다 더 걱정스러운 게 금융시장의 충격이다. 실물에 앞서 각국 통화 및 증시가 브렉시트 충격에 휘말리며, 금융시장 충격이 다시 실물 부문에 악영향을 주는 악순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되는 건 글로벌 통화전쟁의 격화다. 그러잖아도 EU와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이 불황 탈출을 위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통화전쟁이 뜨거웠다. 브렉시트 찬성으로 유로와 파운드가 폭락하고 엔화가 폭등하자, 일본은 어떤 식으로든 엔화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불가피해졌다. 그 동안 달러와 유로, 엔과 위안화 가치의 불안한 균형이 크게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경제의 충격파는 곧바로 우리 경제에도 닥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기부진과 구조조정으로 가라앉아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까스로 회복 조짐이 보이나 싶었던 수출도 다시 불안해질 우려가 크다. 해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시장의 부진이 국내 투자와 내수에 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울 경우 부작용의 악순환까지 우려된다.

정부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금융시장 안정 등을 위해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도 비상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브렉시트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장기 악재인 데다, 상황이 어떻게 악화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는 거시경제와 시장안정을 위한 비상대응에 빈틈이 없도록 상황 별 컨틴전시 플랜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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