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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년 고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논란

입력
2016.06.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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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저녁을 돌려줘야”

‘9시 등교’처럼 학교 자율에 맡겨

사설 독서실 이용 증가 우려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야간자율학습 폐지방침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야간자율학습 폐지방침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교육청이 2017학년도부터 학교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한다. ‘9시 등교’에 이은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혁신 2탄으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경기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열린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입시, 성적, 성과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라는 이름의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었다”며 “더 이상 학생들을 ‘야자’라는 비교육적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연대해 야자 폐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라면서 “학생들에 저녁을 돌려줘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는 자율적인 성장과정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9시 등교와 마찬가지로 야자 폐지를 선택하는 것은 학교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2014년 9월 시행 때도 학교 자율에 맡겼지만 현재 9시 등교를 채택한 학교는 98.3%에 달한다. 또 전국적으로 확산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야자 폐지를 거부해도 학교장에 대한 어떤 불이익이나 인사조치가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면담한 학교장들 대부분이 폐지를 찬성하고 있어 조만간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학, 예술, 정보기술(IT) 등 기초학문 등을 인근 대학교에 찾아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와 서울 외곽 소재 대학과 공동으로 방과후인 오후 7∼9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야자를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대학은 예비학점 부여 등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도교육청은 전했다.

이와 관련, 맞벌이 등 일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일방적 조치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학생들의 사설 독서실을 이용률이 늘어나 학부모의 부담 증가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교사 및 대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예비대학 교육과정 이외에 야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교육부의 지원과 참여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밖에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권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에서는 자유수강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주문형 강좌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중학교의 경우 1개 학기만 운영하던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중학교 때부터 진로탐색의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와 함께 주5일 수업체제에 맞도록 각급 학교의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등 학습량을 적절히 조절하기로 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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