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프랑스의 산업분야 브랜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디자이너 출신이자 당 홍보위원장인 손 의원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와 프랑스 무역투자진흥청 비즈니스 프랑스가 선정한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브랜드를 비교하며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이 국가명 앞에 온 것과 빨강과 파랑을 쓴 것은 명백한 표절”이라며 “표절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창의)라는 말이 들어있는 것이 참으로 비극적인 한국으로 부끄럽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날 한국과 프랑스 브랜드의 유사점에 대해 “(우리나라 국가브랜드의 두 색이)태극의 두 가지 색이라고 이야기했고, (글씨 옆에 있는)바(bar)는 4괘라고 이야기했는데 사괘는 검정으로 가야 한다”며 “왜 이런 설명을 붙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정리를 하다가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또 “빨강과 파랑이 태극의 두 색이라고 우겼던 이 색은, 프랑스 국기의 색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랑스는 주로 ‘뉴 프랑스(NEW FRANCE)’를 대표 국가브랜드로 사용하고 있고 ‘크리에이티브 프랑스’는 프랑스가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며 “베끼면서 미처 못 봤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제가 디자이너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문화부장관이 제 직속(홍익대 시각디자인과)후배라는 사실, 이를 최종 결정했을 대통령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가 브랜드를 설정하면서 타국 디자인을 베꼈다는 것은 참으로 국가적 망신”이라며 “특히 3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들어갔고 앞으로 더 쓰여야 한다면 그냥 가벼운 해프닝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분명히 지적하고 책임을 묻고, 국회에서 이 문제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국가브랜드 표절 시비 관련 입장’ 자료를 내 “이미 사전 검토 단계에서 프랑스 산업 브랜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유로 ‘Creative’라는 단어 자체가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독립적인 프로젝트 이름으로 써왔다는 점을 들었다. 프랑스의 경우는 국가브랜드가 아니라 무역투자진흥청에서 경제진흥캠페인의 하나로 썼을 뿐이어서 캠페인 취지,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다. 알파벳에 빨강, 파랑색을 쓴 것에 대해서도 “두 나라 국기 색이 비슷하다 보니 생긴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당국자는 누가 봐도 비슷해 보이는 디자인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디자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했다”고만 답했다.
문체부는 4일 국가브랜드개발추진단을 통해 1년여 동안 대국민 공모사업을 진행해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를 발표했다.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널리 알려진 ‘Dynamic Korea’를 대체하는 것으로 35억원이 들었다. 브랜드의 로고는 태극기의 빨간색과 파란색을 모티브로 제작됐으며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卦)의 모양을 본뜬 두 개의 세로선을 양 끝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새 브랜드는 국내ㆍ외 매체와 공항, 역 등에 소개하고 8월로 다가온 브라질 리우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된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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