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위작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우환 화백이 본인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근거 확보에 나서는 한편 변호사를 추가 선임해 본격적인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 화백의 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는 6일 이 화백이 일본 전시회 등을 위해 제작한 도록에 위작 판정된 작품이 실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약 한 달간 일본에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위작으로 지목한 작품을 포함한 도록이 발견될 경우, 이 화백은 “13점 모두 내 작품”이라는 주장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만의 호흡, 리듬과 색채로 그렸다”는 것 외에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을 객관적인 물증으로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 화백은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 추가 작품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화백 측은 위작 판정을 받은 그림과 비슷한 시기인 1978, 79년에 제작된 작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압수품이 위작이라는 근거로 경찰은 기준작에서 발견되지 않은 규소(SI)가 검출된 것을 들었으나, 이 화백은 “매번 같은 물감을 쓰지 않았다”며 자신의 작품이더라도 성분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당시 이우환 화백이 그린 그림이 1,000여 점 가까이 되는데 고작 6점을 기준작으로 삼아 위작 판단을 내린 것은 성급하다”며 “주장 입증을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또 경찰 수사와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 변호사 외에 법무법인 바른의 변호사 3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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