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민사회단체 고발단 모집
이 의원, 당 대표 경선출마 강행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언론 외압’ 논란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 의원의 자진 사퇴와 수사기관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시민고발단을 구성키로 했다.
순천YMCA와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성명에서 “이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 수석과 KBS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은 소문으로 전해져 온 현 정권의 방송장악 실태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 수석의 발언은 KBS를 시청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 감시를 수행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 축소, 대통령에 대한 비판 차단을 위한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녹취록 공개로 ‘언론 장악은 가능하지 않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사실상 허언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 전 수석의 부적절한 처신은 단지 도덕적인 비난을 넘어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송법 4조 2항을 정면으로 위배한 범죄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날 이 의원의 순천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또 시민고발단 구성을 비롯해 고발 동영상 제작·배포, 시민 의견 조사 등 이 의원에 대한 사퇴운동을 확산시켜나갈 방침이다. 앞서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도 지난 4일 새누리당에 이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것”이라며 8·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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