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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정부 사상 첫 김정은 인권 제재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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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정부 사상 첫 김정은 인권 제재의 명암

입력
2016.07.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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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대상에 올렸다. 미 정부가 북한 최고지도자를 제재대상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며 인권침해만을 이유로 제3국 지도자를 직접 제재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번 제재는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른 조치로, 오바마 행정부가 올 초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 후 강화해온 대북제재를 임기 말까지 계속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미 정부가 6일(현지 시간) 의회에 북한 인권유린 실태 보고서 제출과 함께 발표한 제재 명단에는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정권 핵심인사 15명과 최근 국무위원회로 명칭이 바뀐 국방위원회 등 8개 핵심기관이 망라돼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달 1일에도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라 북한을‘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3월에는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국방위원회를 비롯한 5개 기관과 북한 정권 2인자로 꼽히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11명을 특별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미 정부의 제재대상에 오르면 미국 입국 금지, 미국 내 자금 동결 및 거래 중단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오랫동안 단절된 상태여서 이번 조치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는 어렵다. 다만 최악 상태로 알려지고 있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압박과 함께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낼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 재무부는 제재대상 발표 성명에서 “김정은 정권 하에서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들이 사법 외 처형, 강제노동, 고문을 비롯한 견딜 수 없는 잔혹함과 고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한 대북 인권 압박이 실질적인 북한주민 인권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북한 정권이‘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이고 추가 핵ㆍ미사일 실험 등으로 반발하고 나설 경우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킬 게 뻔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남북관계도 더욱 나빠질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 정부의 이번 조치를 적극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시각은 또 달라 북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국들의 공조체제 유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인권상황이 최악상태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김정은 정권의 굴복이나 붕괴를 목표로 무작정 몰아붙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다. 실질적으로 북한주민 인권을 향상시킬 유연하고 지혜로운 접근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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