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이 내놓은 대북 인권제재 조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범죄자로 취급, 잠시나마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것 말고는 단기간 효과는 전무하다. 대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단기간 경색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론적으로는 김정은과 황병서, 오극렬 등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 수뇌부의 대외활동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의 영향력 아래 놓인 제3국 방문이나 외교적 접촉이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의 고립된 처지를 감안하면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미 재무부가 별도로 취한 경제적 제재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이름을 적시하며 그의 재산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효과는 유명무실하다. 오래 전부터 국제금융계에서 소외된 북한으로서는 추가로 잃을 경제적ㆍ금전적 피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사상 최초로 북한 지도자를 제재명단에 올린 미국 정부 역시 단기적으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이뤄진 배경 설명에서 “우리는 이번 조치가 당장 북한 내부에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에 대해 ‘국제적 망신을 줬다’는 상징적 메시지 이외에도 장기적으로 두고 보면 실질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미 국무부의 주장이다. 국무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 내부, 특히 지배계층에서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이 자신들이 살아 있는 동안 급변할 것으로 믿는 부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북한 수뇌부를 보좌하는 중간급 관리자들에게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계속할 경우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경고 메시지를 계속 내보낸다면, 체제 내부의 알력이 증가하는 등 실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핵 협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이란을 강력하게 압박했던 것처럼, 오바마 행정부는 압박 수위를 높이면 북한이 차기 정권에서는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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