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시위 억제 주도, 고노담화 비하 인사 나란히 당선

가수 이마이ㆍ배구선수 아사히 눈길

혐한 시위 반대 행진에 참가한 아리타 요시후 참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관심을 모았던 출마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혐한시위억제법을 주도한 인물과 고노(河野) 담화를 깎아내린 우익 인사가 나란히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혐한시위법 제정을 주도한 인물은 민진당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의원이다. ‘본국(일본)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해소를 향한 추진법’ 제정을 주도해 혐한 시위에 제동을 거는 계기를 만든 그는 당선자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0년 참의원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처음 당선됐고 이번에도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아리타 의원과 함께 혐한시위 억제법 제정에 큰 역할을 한 오가와 도시오(小川敏夫) 참의원(민진당)도 6명을 뽑는 도쿄 선거구에서 6위로 ‘턱걸이’ 당선됐다. 한국계인 민진당 하쿠 신쿤(白眞勳) 의원은 이번에 비례대표로 당선돼 3선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에 문제가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고도 담화 검증을 유도했던 우익인사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전 차세대당 중의원은 자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공천받은 연예계 출신이나 정치신인 당선자도 눈에 띈다. 자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여성 4인조 그룹 ‘스피드(SPEED)’의 보컬인 이마이 에리코(今井繪理子ㆍ33)와 자민당 공천을 받아 도쿄에서 출마한 배구선수 출신의 아사히 겐타로(朝日健太郞ㆍ41)는 모두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모델 출신으로 도쿄에서 출마한 렌호(蓮舫) 민진당 대표대행도 자민당 후보들을 따돌린 채 너끈하게 1위로 당선됐다. 그는 도쿄도지사에 출마하면 누구도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참의원선거전을 이끌 민진당의 간판이란 점에서 도지사 출마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그는 벌써 차기 민진당 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키나와와 후쿠시마에선 현직 각료가 낙선하는 이변을 낳았다. 미군기지 부담 문제로 본토와 대립하고 있는 오키나와에선 시미지리 아이코(51) 오키나와ㆍ북방문제 장관이 야권 단일후보인 이하 요이치(64) 전 기노완 시장에게 패배했다. 2011년 3·11 원전참사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에서도 이와키 미쓰히데(66) 법무장관이 야권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후텐마 미군기지의 이전문제와 원자력 정책에 대한 반 정부 기류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에(三重)현에선 민진당 오카다 가쓰야 대표가 “고향인 이곳 후보가 패배하면 9월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모은 가운데 민진당이 승리해 체면을 유지했다. 한때 자민당과 함께 일본 정치를 양분했던 사민당(옛 사회당)의 요시다 다다토모(60) 대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셔 당세가 위태로워졌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이마이 에리코 후보 [EPA=연합뉴스]